검찰, 김덕룡 조만간 소환 방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김덕룡(71)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2007년 대선 때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을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소개해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김 의장은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알려진 ‘6인회’ 멤버다.
검찰은 김찬경 회장 등 미래저축은행 관계자들로부터 김 의장이 이 전 의원을 소개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하고, 조만간 김 의장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 의장을 상대로 김 회장을 이 전 의원에게 소개해준 배경과 돈의 명목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특히 이 대통령 당선의 주역으로 꼽히는 ‘6인회’ 소속 김 의장이 2007년 말 이 대통령 후보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점에 주목하고, 이 전 의원에게 전달된 돈이 대선자금으로 흘러갔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6인회’란 이 대통령과 이 전 의원, 김 의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재오 의원 등 6명을 일컬으며, 이 대통령 선거캠프의 의사결정을 주도했다.
검찰은 일단 김 의장은 단순히 소개 역할을 했고, 실제 김찬경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 ‘제3의 인물’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의원은 2007년 하반기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 회장으로부터 각각 3억여원과 2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07년 대선자금 수사 확대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돈의 용처는 확인한다는 태도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대선자금 수사로 몰고 가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도 “의혹이 제기된 돈의 흐름은 일일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필 김태규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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