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내일 외부
경찰에 금품 상납 혐의 포착
룸살롱 황제 이경백(40·구속기소)씨의 뇌물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회종)가 5일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ㅇ룸살롱은 국내 최대 규모로 유명하다. 이 업소의 사장 김아무개씨는 이경백과 친분이 두텁고 그가 운영하던 ㅎ룸살롱도 수년 전 이경백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ㅇ룸살롱은 소위 ‘풀살롱’ 형태로 운영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풀살롱은 1차로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뒤 2차로 접대부와 함께 호텔로 가 성접대를 받는 업소 형태를 지칭한다.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경찰과의 유착관계가 없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 상납단위가 한달에 500만~1000만원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ㅇ룸살롱은 18층 규모 ㅅ호텔의 지하 3층부터 지하 1층까지 3개층을 사용한다. 6일 오후 현장을 가보니, 입구의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다만 호텔 중앙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출구는 룸살롱으로 여전히 통행이 가능했다.
룸살롱의 계단과 벽은 모두 대리석으로 장식돼 있어 무척 고급스런 분위기였다. 작은 방은 다섯평, 큰방은 십여평 정도였고 방마다 작은 화장실이 딸려 있었다. 룸살롱 지하 1층부터 3층까지만 운영하는 17인승 전용 엘리베이터도 있었다. 국내 최대 규모답게 한 층마다 36개씩의 방을 보유하고 있었다. 총 108개의 규모다.
각 층의 룸살롱 한 가운데에는 호탤 객실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17인승 엘리베이터가 두개 씩 있었다. 1차로 술 먹은 뒤 누구의 눈에도 뛰지 않고 곧바로 호텔로 올라갈 수 있는 구조였다.
룸살롱은 불이 꺼진 채 폐허처럼 텅 비어 있었다. 압수수색의 영향인지 카운터에는 직원들의 명함은 물론 각종 종이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고, 방마다 술병과 안주들이 치워지지않은 채 널려 있었다. 노래방 기기 등은 어두 컴컴한 복도에 일렬로 줄세워져 있었다.
지하 1층의 한 방에서 인기척이 났다. 머리가 짧고 체격이 좋은 남성 3명이 모여 중국음식을 먹고 있었다. “룸살롱 사장을 만나러 왔다”며 말을 걸자 “나가라”며 손사래를 쳤다. “오늘 영업은 안하냐”고 묻자 “이런 분위기에서 영업을 하겠나. 나도 잘 모른다”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한 남성은 “어제 업소 관계자 다섯명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얘기는 이것 뿐이니 그만 나가달라”고 말했다. 검찰의 ㅇ룸살롱에 대한 수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 직원은 “검찰이 매일같이 들르고 있다. 그 바람에 손님이 뚝 끊어졌다”고 투덜댔다.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경찰과 유흥업소 사이 유착관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ㅇ룸살롱이 정기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정황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금품을 받은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불편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6일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을 들은 한 경찰은 “검찰은 룸살롱에서 접대 안받았을 것 같냐”며 불쾌해 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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