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새누리당 전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퇴출 저축은행 대표들로 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 승강기를 타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영장심사 출석 검색대 입구서
저축은 피해자 항의세례 받아
취재진 잇단 질문엔 묵묵부답
나갈땐 체포 피의자용 문 이용
저축은 피해자 항의세례 받아
취재진 잇단 질문엔 묵묵부답
나갈땐 체포 피의자용 문 이용
여름비가 추적추적 내린 10일 자정이 넘은 시각.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등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를 나섰다. 이 전 의원은 침통한 표정으로 대기중인 승용차에 올라탄 뒤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6선 의원에 17대 국회 부의장까지 지낸 이 전 의원은 이 대통령 집권 내내 ‘영일대군’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권력을 누렸지만, 이 대통령의 임기를 7개월여 남기고 결국 수감됐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에게 넥타이를 잡히고 계란 세례를 받는 등 험한 꼴을 당하기도 했다.
저축은행 피해자 2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30분으로 예정된 이 전 의원의 영장실질심사 10분 전부터 법정으로 올라가는 청사 서관 2층 검색대 입구에 몰려들었다. 일부 피해자들은 바닥에 드러누워 “이상득을 구속하라”, “대선자금 수사하라”고 구호를 외쳐댔다.
이 전 의원은 오전 10시28분께 검은색 그랜저 승용차에서 내려 변호인 2명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청사 현관으로 들어서자 저축은행 피해자들의 고함은 한층 커졌다. 이 전 의원은 “받은 돈을 대선자금으로 썼느냐”,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 전 의원이 검색대 쪽으로 발걸음을 떼는 순간 김옥주(51·여) 전국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장이 갑자기 달려들었다. 법원 방호원들이 손쓸 틈도 없이 김 위원장은 이 전 의원의 하늘색 넥타이 중간 부분을 잡아채 이리저리 흔들며 “내 돈 내놔라”고 소리를 질렀다. 다른 피해자들과 취재진도 한데 엉켜 검색대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피해자들은 이 전 의원을 향해 생수병에 담긴 물을 뿌리고 계란 두개를 집어던졌다. 계란은 이 전 의원 옆에 서 있던 취재진 쪽으로 날아갔지만, 계란이 깨지면서 일부가 이 전 의원의 정장 상하의에 튀었다.
법원 방호원들의 경호 속에 승강기를 타고 영장실질심사 법정(321호)이 있는 3층에 내린 이 전 의원은 “청와대와 통화했나”, “대선자금 맞느냐”는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승강기에 올라탄 뒤 못내 심기가 불편한 듯 변호인에게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통제하지 못했나”라며 한마디 내뱉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된 뒤 낮 12시30분께 끝났으며, 이 전 의원은 법정 내부로 연결된 체포 피의자용 출입문을 통해 몰래 청사를 빠져나갔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79쪽에 이르는 장문의 구속 의견서를 법정에 제출하는 등 신병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이상득 의원의 넥타이를 잡아당기고 계란을 던진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옥주 위원장 등 2명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정필 박태우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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