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서 4명 퇴임식 열려
중앙선관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능환(61·사법연수원 7기) 대법관이 헌법재판소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김 대법관은 1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자신과 박일환(61·5기), 전수안(60·8기), 안대희(57·7기) 대법관의 퇴임식에서 “헌법재판소법이 법원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음에도, 헌재는 이상한 논리로 끊임없이 법원의 재판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려고 한다”며 “이럴진대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들 그것으로 법적 분쟁이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인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헌재 권한 중 법률의 위헌 여부 심사권과 법원의 법률해석권한을 한 기관으로 통합시켜 관장하게 하는 편이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은 지난 5월 말 헌재가 ㈜지에스칼텍스의 헌법소원 사건에서 대법원 판결을 정면으로 뒤집는 결정을 한 데 대한 법원의 강한 거부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헌재의 권한 축소를 주장했다는 점에서, 헌재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전수안 대법관은 후배 여성법관들에 대한 당부라며 “언젠가 여러분이 전체 법관의 다수가 되고 남성법관이 소수가 되더라도 여성 대법관만으로 대법원을 구성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말해, 자신의 퇴임으로 여성 대법관이 1명에 그치게 되는 등 대법원이 외형적 다양성조차 갖추지 못한 점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헌법기관은 그 구성만으로도 벌써 헌법적 가치와 원칙이 구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형제와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에 대한 반대의 뜻을 밝히며, “이런 견해들이 다수의견이 되는 대법원을 보게 되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믿으면서 떠난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인 안대희 대법관은 “법관은 인생을 음미할 만한 여유가 있어야 현실감 있는 판단을 할 수 있다”며 “바른 재판을 위해서도 법관들의 과중한 업무가 경감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일환 대법관은 “선배에게 편안함을 주고 동료에게 믿음을 주고 후배에게 본보기가 되는 것이 포부”라는 공자의 말로 후배 법관들에 대한 당부의 뜻을 밝혔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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