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16일 진행되는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성소수자 단체들이 잇따라 현 위원장의 연임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15일 동성애자 유권자운동단체인 ‘게이유권자파티준비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현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순복음교회 홈페이지 내에서 기독교 동성애자 카페를 강제로 폐쇄한 사건과 관련한 진정에 대해 조사를 거부했다”며 “가장 동성애자 인권을 위해 힘써주길 기대하는 국가인권위원장이 동성애에 대해서 적대적인 수구적 기독교 감수성에 치우쳐 있으며, 그 외에도 수많은 사안에 대해 평균적인 인권감수성 이하를 가지고 있는 현병철과 같은 인사가 연임이 되는 경우 동성애자 인권 증진의 길은 그야말로 험난하고 먼 길이 될 것이다”며 현 위원장의 연임을 강하게 반대했다.
인권위는 지난 6월1일 여의도순복음교회 홈페이지에 개설된 ‘하나님을 믿는 동성애자 모임’ 까페가 3일만에 폐쇄되자 이 카페 개설자가 제기한 진정을 각하했다. 당시 인권위는 “성경이 동성애를 허용하는지 여부에 대해 의견 다툼이 있어 이에 대한 판단은 기독교 내부 결정에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조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각하사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준비위원회는 현 위원장을 “가장 국가인권위원장을 해서는 안 될 사람”으로 규정하며 청와대의 연임 결정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방송인 홍석천(39)씨도 이날 성명에 참여해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은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나를 부정하는 일이다“며 “현 위원장이 연임하면 나 이후로 더 많은 사람이 커밍아웃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막게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10여개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개인들이 모여 만든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도 같은 날 현 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현 위원장 재임기간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 부분의 인권 증진 업무는 종적을 감추었다”며 “지난 재임 3년 동안 성적 지향 차별과 관련된 진정 사건에 대해서는 단 한건의 권고 결정도 없었으며 모두 기각, 각하되었다”고 비판했다. 또 “뿐만 아니라 성적소수자 인권 증진 관련 사업도 전무하며, 공직자·교사·시민사회를 대상으로 한 인권교육마저 2010년 이후로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회적 소수자 인권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할 국가인권위원회를 이렇듯 무력하게 만든 현 위원장이 또다시 연임된다는 것은 더 이상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이 설 곳을 없게 만드는 것이다”며 이번 연임 결정을 ”인권에 대한 모욕이자 테러“로 규정했다. 정환봉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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