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경찰 “주변에 CCTV 적어 수사 어려움” 주장 논란
제주 올레길에서 실종된 여성 관광객이 살해당한 것으로 가닥이 잡히자 올레길 안전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레길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23일 혼자 제주 올레길 탐방에 나섰던 강아무개(40)씨를 살해한 혐의로 서귀포 성산읍에 사는 40대 남성 ㄱ씨를 긴급체포하고 사건 당일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강씨가 실종된 지 9일만에 제주 구좌읍 만장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씨의 신체 일부와 운동화가 발견되자 경찰은 타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 왔다.
트위터에서는 일부 여성 누리꾼들이 올레길 안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아이디 agne*****는 “범죄 없이 안전하던 제주가 점차 범죄로 물들어 가고 있다”며 “여자들은 대체 어디로 여행을 가란 거냐”고 푸념했다. samsi*****도 “이번 여름에 올레길 혼자 가고 싶었는데”라며 “이젠 힐링하면서 걷는 것도 사람들이랑 몰려다녀야 하고…무섭다”고 적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올레길에도 폐쇄회로텔레비전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찰은 “올레길 주변에 폐쇄회로텔레비전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종 여성의 여동생 역시 지난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CCTV 하나만 설치해 놓았더라도 이렇게 많은 인원과 장비를 동원한 수색이 필요 없었을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2010년 11월에는 올레길을 혼자 걷던 40대 여성이 3m 낭떠러지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고 47시간 만에 구조된 바 있다.
그러나 ‘올레길의 특성을 무시한 주장’이라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된다. 트위터 아이디 garud****는 “산길이 인적이 드물지, 도떼기 시장처럼 인간들 북적이면 그런 데를 뭐하러 산책하나”라며 “일 생기면 유난떠는 인간들이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yunhee****도 “조용하고 고즈넉한 길을 걷자는 게 올레길이 인기를 끈 이유 아닌가요? 사고가 났다고 폐쇄회로텔레비전 설치해야 한다며 보도하는 기자는 뭘 알고나 보도했는지 궁금합니다”라고 남겼다.
이밖에 “과연 올레길에 폐쇄회로텔레비전을 늘리면 범죄 문제가 없어질지. 폐쇄회로텔레비전이 촘촘한 올레길이라니 흠좀무(‘흠. 이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군요’의 줄임말)(@lea****), “국민은 제주 올레길에 깊이 감사하지만 일부에서는 사단법인 올레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수백억 토목예산을 딸 수 있는데 이를 거부하고 최소의 예산과 자봉(자원봉사)으로 길을 내는 올레가 미운겨~”(@han****) 등의 의견도 이어졌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22일 누리집 게시판에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길’을 모토로 길을 낸 지 5년 만에 닥친 비극적인 사고에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 경찰 및 해경과 긴밀히 협조해 안전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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