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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박근혜 테마주’ 회사, 스마트저축은행 ‘수상한 인수’

등록 2012-07-26 08:21수정 2012-07-26 11:08

자금출처 의혹
조카부부가 대주주인 대유신소재
BW발행 열흘뒤 저축은 인수 계약
회사쪽 “어렵게 승인 받았다”

금감원 ‘허술한 심사’ 논란
4년째 현금흐름 ‘마이너스’인데도
‘영업으로 자금 조달’ 그대로 승인
금감원 “승인 전 자금성격 확인해”

인수배경 의문
자동차 부품사가 ‘무리한 투자’
쓰러져가는 저축은 인수 ‘의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의 조카 부부가 대주주로 있는 업체가 솔로몬저축은행 돈으로 위기에 몰린 다른 저축은행을 인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 착수를 검토중이다.

■ 돈 빌려 저축은행 인수?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박 후보의 조카사위 박영우(57)씨와 조카 한유진(51·여)씨가 대주주인 대유신소재는 2010년 5월3일 신주인수권부사채(BW) 15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사모 형태로 발행된 이 사채는 솔로몬저축은행(50억원), 한양증권(40억원), 신한캐피털(30억원), 아이비케이(IBK)캐피탈(30억원)이 인수했다. 열흘 뒤 대유신소재는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창업상호저축은행(현 스마트저축은행)의 경영권을 사들이는 계약을 맺고 저축은행 증자자금 명목으로 은행에 100억원을 예치했다. 이어 25일 금융당국에 “저축은행 주식 취득을 허가해달라”고 신청했고, 6월28일 200억원을 들여 지분 62.2%를 사들인다.

문제는 인수자금의 성격이다. 당시 상호저축은행법은 차입금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걸 금지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로 돈을 모은 뒤 열흘 만에 비슷한 규모의 돈을 들여 저축은행을 인수하자, 금융계에서 ‘두 자금이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아이비케이(IBK)캐피탈은 5월19일 대유신소재에 공문을 보내 “설비 확장 자금으로 쓴다고 해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샀는데 저축은행에 200억원을 투자하다니, 신의에 반하는 일”이라며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자료출처=송호창 의원실
자료출처=송호창 의원실

■ 석연찮은 심사과정 금감원이 송호창 의원에게 제출한 ‘대유신소재 창업상호저축은행 주식취득 승인안’을 보면, “신주인수 자금은 영업활동으로 조달한 자금”이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대유신소재가 영업활동으로 그만한 돈을 조달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대유신소재 2007~2010년 상반기 현금흐름표를 보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이 2007년 -56억원, 2008년에는 -37억원, 2009년에는 70억원, 2010년 상반기 -3억7000만원에 불과하다. 영업활동으로는 현금을 까먹는 구조였다는 뜻이다. 대유신소재와 함께 저축은행 주식취득을 신청한 계열사 대유디엠씨의 경우 부채비율이 요건에 맞지 않자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는데, 차입금으로 의심받던 대유신소재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이 없었던 점도 의문이다.

송호창 의원실은 “당시 금감원은 저축은행을 인수해줄 사람이 나타나면 환영하던 분위기였다”며 “이 때문에 치명적 약점인 이 대목을 제대로 심사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승인 전에 증자자금으로 들어온 돈이 어디서 조달됐는지 다 확인을 했는데 회사내 유보자금, 외상매출채권 등이어서 영업활동 자금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유신소재 쪽은 “전화번호부 두께만큼 두터운 자료를 냈고 어렵게 금감원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업무를 담당한 금융감독위원회 중소서민금융과장은 임석(50)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대유신소재 관련 첩보는 있으며,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된 기존 사건들이 정리되는 대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 자동차 부품회사가 왜 저축은행을?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유신소재가 쓰러져가던 저축은행을 인수한 배경도 의문이다. 당시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영업구역 외 지점 설치가 허가되는 등 특혜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연매출 1500억원, 당기순이익 60억원대의 회사로서는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창업상호저축은행 문병식(76) 회장과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의 친분관계가 관심을 끌고 있다. 문 회장은 2008년 8월부터 3년 임기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운영회의 의장을 지냈고 임 회장은 부의장을 맡았다. 창업상호저축은행이 어려워지자 문 회장이 임 회장에게 도움을 청했고, 임 회장은 대유신소재를 통해 자금을 수혈해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대유신소재는 200억원을 들여 창업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하지만 문 회장을 공동대표이사로 유임시켰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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