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중단된 영광원전 6호기
영광원전 6호기 고장…불안감 가중
영광원전 6호기가 또다시 멈춰섰다. 이날 사고는 원자로 핵분열을 제어하는 제어봉 계통에 이상 징후가 발견된 것이어서, 원전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제어봉은 원자로의 안전차단막 구실을 한다. 원자로의 구조를 단순화하면, 중성자가 우라늄 원소를 때려 핵분열이 일어나면서 뜨거운 열이 발생하고, 이 열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다. 여기서 원자로 안전의 핵심은 핵분열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제어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불리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역시 제어봉을 한꺼번에 빼면서 급속도로 핵분열이 일어나 벌어진 사고였다.
더구나 영광원전 6호기의 잦은 고장은 이런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영광원전 6호기는 시운전 중이던 2002년 10월 첫 고장을 시작으로 10년 새 9차례 사고·고장을 일으켰다. 낙뢰, 조작 실수 등 사소한 사고도 많았지만, 2008년 12월에는 제어봉의 위치에 대한 잘못된 신호가 나타나 원전 가동이 중단된 적도 있다.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의 양이원영 상황실 국장은 “핵연료 제어봉은 유사시 마지막으로 사고를 방지하는 기능을 담당한다”며 “이번에는 다행히 원자로 가동을 중단시켰지만, 반대 상황이 벌어진다면 상상하기 끔찍한 재앙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고장이 잦은 한국형 가압경수로형 원자로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는 “영광원전 6호기 등 최근 잦은 고장을 내고 있는 원자로는 국산화를 한 원자로”라며 “전자회로 등 부품에서 잦은 고장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관계자는 “제어봉 계통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연료 안으로 들어가 핵분열을 막도록 설계돼 있으며, 이번 가동 중단은 설계대로 작동한 것”이라며 “더구나 수많은 제어봉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한수원은 이번 고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고 고장 0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발전소 안전성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원전 안전성에 의구심이 커지자 지식경제부는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원전 사고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 의사는 명확하고, 전력 수급 상황 때문에 가동은 해야 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원전 사고가 터지니 곤혹스럽다”며 “우선 이번 사고 원인을 명확히 조사한 뒤 재가동 여부를 판단하고, 부산 지역에서는 주민을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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