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한전, 폭염 속 송전탑 건설 강행
공사 막던 밀양 노인들 ‘실신사태’

등록 2012-07-31 21:09수정 2012-07-31 23:12

땡볕 아래 시위하다 쓰러져
벌써 3명째 병원으로 실려가
송전탑 건설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경남 밀양시 주민들(▷ 굴착기 맞선 어르신들 “유서 하나씩 품고 산다카이”<한겨레> 6월18일치 5면)이 뙤약볕 아래 시위를 하다 잇따라 쓰러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60대 이상 노인들이다.

31일 오전 11시20분께 밀양시 단장면 주민 송영숙(57)씨가 밀양댐 부근의 헬기 이착륙장에서 공사 관계자들과 충돌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한국전력 쪽은 송전탑 부지 바닥에 콘크리트 타설공사를 하려고 자재를 헬리콥터로 나르고 있었고, 송씨는 이를 저지하려다 쓰러졌다. 송씨는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았으나 연일 무더위를 견디며 송전탑 건설 반대운동을 해왔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송씨는 1시간여 뒤에야 의식을 회복했다.

이에 앞서 주민 엄복이(83)씨와 양윤기(64)씨가 지난 28일과 27일 송전탑 건설 반대운동을 하다 쓰러졌다. 엄씨는 28일 아침 주민 40여명과 함께 송전탑 건설 부지의 벌목공사를 막으려고 밀양시 사연리 동화전 마을 뒷산에 오르다가 쓰러졌다. 혼수상태에 빠졌던 엄씨는 주민들의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정신을 되찾았다. 하루 전인 27일 양씨도 벌목공사를 막으러 같은 산을 오르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양씨는 쓰러지는 과정에서 허리를 바위에 부딪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양씨와 엄씨가 오르려 했던 산은 해발 514m에 이른다.

경남 밀양은 31일 기온이 37.5도까지 치솟는 등 전국에서 가장 극심한 폭염 지역으로 꼽힌다. 이계삼 밀양 송전탑반대 주민대책위 활동가는 “지난 1월 주민 이치우(74)씨가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에도 한전은 공사를 강행했고, 힘없고 나이든 주민들은 더위까지 무릅쓰고 계속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노인들이 몇 명이나 더 쓰러져야 공사를 중단할 것인지 한전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밀양시 일대 농촌 지역에 875㎸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추진해온 한전은 전원개발촉진법을 활용해 주민들의 땅을 강제 수용한 뒤 본격적인 부지 공사를 벌이고 있다. 밀양시 단장면·산외면·부북면 주민들은 지난해 7월부터 한전의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농성 및 시위를 벌여왔다. 1일부터는 밀양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 단식투쟁을 시작할 계획이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박지원 기습출두에 허찔린 수사팀 부랴부랴 조사채비
“현병철은 식물대통령 아바타…두 사나이가 국민 비극 불러”
김일성 찬양하면 학점 잘줬다고? 자고 일어나니 난데없는 ‘종북교수’
“피디수첩 작가 6명 해고, 프로그램 사망선고”
[화보] ‘멈춘 1초’ 신아람의 눈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