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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수면유도제 처방한 환자가 숨지자 의사는 결국…

등록 2012-08-01 19:23수정 2012-08-01 21:36

서울 서초경찰서는 1일 강남구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수면유도제를 처방한 여성이 숨지자 주검을 내다버린 혐의(사체 유기 등)로 산부인과 전문의 김아무개(45)씨를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달 30일 밤 10시30분께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으로 찾아 온 이아무개(30·여)씨에게 미다졸람(수술 전 가수면 상태로 유도하는 의약품) 5㎎을 투여했다. 이씨는 주사를 맞은 뒤 2시간이 넘어서도 깨어나지 않다가 끝내 숨졌다. 김씨는 다음 날 새벽, 이씨가 병원에 올 때 몰고 온 외제 승용차에 주검을 싣고 한강 시민공원 잠원지구로 가 주차장에 차를 통째로 버렸다.

경찰은 31일 저녁 6시께 한 시민으로부터 “차량에 숨진 여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사건 수사에 나섰고, 의사 김씨는 이날 저녁 9시께 경찰에 자수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인연으로 알고 지냈던 이씨가 피곤하다며 찾아올때마다 약물을 투여했는데 이날 뜻하지 않게 숨졌다”며 “근무하는 병원에 누를 끼칠 것 같아 주검을 버리게 됐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또 “죄책감에 시달려 자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족은 평소 이씨가 우울증 등으로 수면장애를 앓고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주검의 상태를 확인한 경찰은 “주검에 외상 등 타살의 흔적이 없어 부검을 해봐야겠지만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비록 자수했지만, 추가 수사를 위해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주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급받아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현재까지 경찰은 김씨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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