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경찰서장 부실대응 시인
지난달 27일 새벽 5시30분께 경기도 안산 에스제이엠(SJM) 공장에 배치된 경찰이 공장 내부에서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이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소리를 듣고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문수 안산단원경찰서장은 2일 민주통합당 ‘폭력용역업체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들에게 “경찰병력이 도착해 공장 안에서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 등 소란을 인지했으나 제대로 조처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공장 안 폭력사태를 알지 못했다는 기존 해명과는 다른 것이다. 우 서장은 “경찰 중대장이 현장에서 내부 충돌 소리를 들었지만 내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왜 보고를 하지 않았는지 내부 감찰중”이라고 덧붙였다. 우 서장은 또 ‘폭력을 일으킨 컨택터스가 왜 아직도 에스제이엠 경비를 서고 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컨택터스의 경비업 허가를 취소하는 행정절차가 18일께 완료되면 그때부터 경비를 설 수 없다”고 답했다.
경찰청은 이날 감사관실 소속 경찰관 7명을 안산단원경찰서로 보내 에스제이엠 공장에서 일어난 폭행사건 당시 현장 경찰관들의 부실대응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청은 사건 당일 112신고로 ‘살려달라’는 다급한 여성 조합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현장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용역업체와 회사 쪽의 말만 듣고 되돌아간 점(<한겨레> 2일치 3면)에 대해서도 자세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경찰청은 용역직원들이 직장폐쇄를 단행한 사업장에 투입될 경우 물리적 충돌이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이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정보보고 체계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안산/김기성 허재현 기자 pl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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