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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만도 ‘노조 탄압’ 노조원 증언 “금속노조 탈퇴 종용”

등록 2012-08-06 17:31

“당신은 못들어와…블랙리스트 만들어”
사쪽 교육시간때 시노조가 압력
파업불참 서약 이어 또 부당행위
지난달 27일 직장폐쇄와 용역 투입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자동차부품회사 만도에서 20년 넘게 일한 김민철(가명)씨는 최근 회사의 설득 끝에 전국금속노조를 탈퇴하고 새 노조에 가입원서를 냈다. 김씨는 “치욕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괴로워했다. 만도는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회사이자, 금속노조에서 7번째로 조합원 수가 많은 사업장이다.

김씨는 “부서의 직장과 계장이 계속 전화를 해 ‘회사 방침상 직장폐쇄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고, 금속노조 조합원은 못 들어온다. 이것이 마지막 전화가 될 수 있다’고 겁을 줘 금속노조를 탈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회사로 출근했고 금속노조를 탈퇴한 노동자 120여명이 모여 교육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노동자들은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업무복귀 신청 및 확약서’를 냈다.

<한겨레>가 5일 입수한 만도 사쪽의 교육 녹취 내용을 보면, 회사 관리자가 교육 중간에 “업무복귀 확약서를 나눠 드릴테니 사인을 해서 내시면 된다. 사인 다 하셨으면 앞으로 내라”고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또 교육 시간에 지난달 30일 설립된 새 노조 집행부들이 들어와 금속노조 탈퇴를 독려하기도 했다. 새 노조 집행부는 “우린 ‘어용노조’가 아니다. 회사가 금속노조와 교섭을 할 수 없다고 하니, 우리라도 살길을 찾자는 것”이라며 “금속노조를 탈퇴하지 안으면 불이익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교육이 끝난 뒤 공장 안에 마련된 새 노조 임시사무소에 가 금속노조 탈퇴서를 썼다. 그는 “계속 버티면 나중에 구조조정이 될 수 있다고 하니까 많이 위축됐다”며 “만도는 1998년 구조조정을 한번 겪은 바 있고, 정리해고로 가정이 무너지는 쌍용차 사태를 보면서 조합원들이 상당히 불안해 하고 있다”고 했다. 새 노조는 조합원들의 50% 이상이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새 노조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특정 직원에 대해 업무복귀를 아예 차단하는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박기영(가명)씨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업무에 복귀하라’고 전화가 오는데, 나는 전화가 오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회사로 갔더니 ‘당신은 확약서를 쓰고 금속노조를 탈퇴해도 들어올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박씨는 “그 이유를 물으니 ‘월차를 많이 쓰고, 특근도 남들보다 적게 하는 등 회사가 우선인 것 같지 않으니 대기하고 있으라’고 답변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직장과 계장이 ‘각 부서마다 강성 노조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 특근 잘 안 하는 사람 등 회사가 보기에 문제가 있는 직원 명단을 만들어 복귀를 시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번 기회에 노동자들을 아주 노예로 만들 작정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만도지부 관계자는 “회사가 민주노조를 깨기 위해 부당노동행위 등 온갖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만도 사쪽 관계자는 “회사는 확약서나 금속노조 탈퇴 등에 개입한 바가 전혀 없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별도의 명단을 만들어 업무복귀를 막은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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