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 에스제이엠(SJM) 사옥 앞에서 지난달 용역경비업체를 고용해 폭력사건을 일으킨 회사 쪽을 규탄하는 노조 집회가 진행되는 도중 한 조합원이 물을 마시고 있다. 안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문막 공장서만 264명 교육 미이수 등 결격 적발
1400명 중 상당수 ‘파견’ 가능성…가짜 이수증도
컨택터스 폭력 불거진 뒤 경찰 뒷북 적발 논란
1400명 중 상당수 ‘파견’ 가능성…가짜 이수증도
컨택터스 폭력 불거진 뒤 경찰 뒷북 적발 논란
농성중인 에스제이엠(SJM) 노조원들을 폭력진압한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컨택터스와 같은 날 자동차부품회사 만도 공장에 투입된 용역경비업체 ‘지원가드’의 불법적 행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원가드가 지난달 27일 만도의 문막·평택·익산 공장에 배치한 1400여명의 경비원 가운데 상당수가 결격사유를 지닌 것으로 드러났다. 만도 익산공장을 관할하는 전북 익산경찰서는 7일 “익산공장에 배치된 200여명의 경비원 가운데 결격사유가 드러난 20명을 교체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문막공장의 관할 경찰서인 강원도 원주경찰서도 원래 신고받았던 경비원 587명 가운데 교육 미이수 등 결격사유가 있는 264명을 적발해 교체를 통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평택공장을 관할하는 경기도 평택경찰서도 사전 신고된 경비원 657명 가운데 결격자 등 66명을 걸러냈다고 밝혔다. 1400여명의 경비원 가운데 350명의 ‘부적격자’를 사후에 적발한 것이다.
만도 문막공장에 투입된 경비원들에게 가짜 교육이수증을 나눠준 정황도 드러났다. 현행법상 경비원 경험이 없는 사람은 현장 투입 전 28시간의 사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실이 입수한 지원가드 소속 직원의 수첩을 보면, 1400명에 이르는 용역직원 가운데 상당수가 경비원 자격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막공장에 투입된 팀장급 직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수첩에는 ‘실이수 29, 미비치 10, 가라 55, 94명’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수첩의 주인이 동원한 94명의 용역직원 가운데 55명이 정식 교육을 받지 않은 ‘가라’(가짜의 속어) 경비원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이번에 경찰이 적발해낸 ‘결격 경비원’은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 △실형을 선고받은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경찰에 제출한 경비원 명단의 주민번호와 이름이 안 맞는 사람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름과 주민번호가 안 맞는 경우는 대부분 조직폭력배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원가드가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동원하는 과정에서 다른 경비업체로부터 경비원을 파견받았을 가능성도 크다. 이는 결과적으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다른 용역경비업체 소속 경비원이 투입되는 것이므로, 경비업법 위반 소지가 있다.
경찰의 감시·감독 소홀도 다시 문제가 될 전망이다. 경찰은 경비업체로부터 경비원 배치 신고를 받으면 신원조회를 거쳐 결격 경비원들을 사전에 걸러내야 한다. 하지만 만도 공장들의 관할 경찰서는 컨택터스 폭력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사후 조사 끝에 결격 경비원들을 적발했다.
지원가드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대량 해고로 쟁의를 빚은 케이이씨(KEC) 구미공장에 경비원 83명을 배치한 사실도 밝혀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구미지부 배태선 사무국장은 “당시 지원가드 경비원들이 도청기를 들고 다니면서 24시간 여성 조합원을 감시하는 등 인권 유린이 심각했다”며 “이를 계속 문제제기했지만 경찰은 들은 척도 안 했다”고 말했다.
김지훈 허재현 엄지원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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