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 당국에 의해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49)씨에 대한 정밀 건강검진에서 고문 등을 경험한 뒤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고문에 의한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홍보대외정책실장(흉부외과 교수)은 16일 “김씨 진료한 결과, 정신의학적으로 ‘급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했으며 그 원인은 김씨의 진술에 근거해 감금 당시 받은 정신적, 신체적 외상의 후유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씨는 증세는 현재 회복기로 판단된다”며 “지속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외상 후 트레스 장애는 전쟁, 고문, 재해, 사고 등을 당한 뒤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이를 계속해서 재경험하거나 회피하는 고통을 느끼는 정신질환이며 공황장애나 충동조절장애, 우울증, 약물남용 등을 겪을 수 있다.
전 실장은 그러나 고문 흔적과 관련해 “안면부와 전신에 남아 있는 외상의 흔적은 없으며 육체적으로 양호한 건강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13~14일 이틀간 가정의학과, 피부과, 성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신체 전반과 피부화상 흔적, 안면 구타관련 검진, 정신상태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았다.
주요 검사는 혈액검사, 고문부위촉진, 육안검사, 전신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안면부위 자기공명영상(MRI), 입체 안면 단층촬영(CT), 임상심리검사 등으로 통해 이뤄졌다. 특히 이번 검진에서는 병원 쪽은 김씨에 대한 고문 흔적을 찾기 위해 임상심리검사 600개 문항에 대해 김씨가 작성한 자료를 바탕으로 의료진이 3일간에 걸쳐 정밀분석했다.
‘김영환 고문대책회의’는 지난 9일 국제사회 청원계획을 발표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트라우마’가 발견되면 이것도 증거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씨는 지난 3월29일 중국 국가안전부(MSS)에 체포됐다가 지난달 20일 석방돼 귀국했는데, 그동안 기자회견 등에서 구금 당시 국가안전부 요원들이 안면 등을 구타하고 고압 전류가 흐르는 전기봉으로 수백 곳을 고문해 작은 화상 자국이 여러 곳에 생겼지만 석방되기 3개월 전 정도부터 가혹행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8일 전북 전주시 우아동 삼성병원에서 심용식 원장으로부터 뇌손상 여부를 알기 위한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아 양쪽 광대뼈와 근육 사이에서 타박 흔적이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심 원장은 당시 “뇌손상을 확인하기 위해 엠아르아이(MRI)를 찍었는데, 광대뼈 부위를 찍은 1장이 정상으로 보기 어려웠고, 타박 흔적으로 보인다”며 “내 소견이 이러하니 정확성을 위해 (해상도가 더 좋은) 서울의 큰 대학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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