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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장준하 가족 월세집 산다” 고백…누리꾼 “국가보훈처 뭐하나”

등록 2012-08-16 16:26수정 2012-08-16 21:37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씨가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와 인터뷰를 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씨가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와 인터뷰를 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63)씨 등 장준하 선생 가족들이 월세 20만원 셋집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장씨는 15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평생 집을 가져본 적이 없다. 노모(김희숙씨·88)와 함께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보증금 1000만원, 월세 20만원 셋집에서 월 60만원 연금으로 지낸다”며 자신의 처지를 자세하게 밝혔다. 일원동에는 저소득층 아파트 밀집지구가 있는데 장씨 가족은 이곳의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장씨가 밝힌 가족수난사는 장씨 인생 곳곳에 아픈 기억을 남겼다. 장씨는 “유신정권이 거지 아닌 거지로 만들어 죽음상태로 몰아넣었다”며 “먹고살려고 가족이 모두 뿔뿔이 흩어져 지금까지 한번도 함께 모인 적이 없다. 먹을 것이 떨어져 아버지를 잘 아는 지인이 쌀 1가마니를 몰래 가져다줬다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혼쭐 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장씨는 젊었을 때 취업 기회도 박탈 당했다. 그는 “직장에 취업하려 했지만 그 때마다 정보기관에서 압력을 넣어 못했다”며 “아버지를 잘 아는 기업에 찾아가 일 좀 하게 해달라고 했더니, 회장이 봉투를 쥐여주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27살 한창 나이였는데, 돈 돌려주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장씨는 “가난한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다시는 우리 가족과 같은 비참한 가족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바람을 전했다.

1969년 박정희 정권의 장기 집권용 ‘삼선 개헌’ 시도를 막고자 전국을 돌며 반대운동에 나선 고 장준하 선생(당시 신민당 국회의원)이 한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필자 역시 장 선생의 권유로 박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 선산 집회에 나섰다가 불구속 기소를 당하기도 했다. 장준하기념사업회 제공
1969년 박정희 정권의 장기 집권용 ‘삼선 개헌’ 시도를 막고자 전국을 돌며 반대운동에 나선 고 장준하 선생(당시 신민당 국회의원)이 한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필자 역시 장 선생의 권유로 박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 선산 집회에 나섰다가 불구속 기소를 당하기도 했다. 장준하기념사업회 제공

평생을 광복군으로, 반독재 민주투사로 한 평생을 보낸 장준하 선생의 가족들이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안타까움 섞인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mindgood)은 “친일하면 3대가 잘 살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가난하다더니 일왕에 충성한 박정희 후손은 마약중독자여도 재계 순위 300위 기업을 운영하고 장준하 선생 가족들은 보증금 천만원, 월세 20만원 셋집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내는 중”이라며 부조리한 세태를 꼬집었다.

누리꾼 @js_of_pass***은 “이 나라에서는 어떻게 독립유공자나 민족운동가의 자식들이 더 고생하고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들은 오히려 더 큰 소리치고 살고 있는지…부끄럽다”고 말했다. @bbhbb***은 “국가보훈처는 뭐하는 기관인가? 장준하 선생 가족이 월 20만원짜리 월세에 사는데, 친일파들은 국립묘지에 묻게 하고”라며 안타까워 했다.

김두관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 역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의문사 하신 장준하 선생 가족이 박정희 정권의 탄압으로 뿔뿔히 흩어지고 구순을 앞둔 부인은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20만원으로 생활한다고 합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래도 아버지의 뜻을 잇겠다는 것인지 박근혜 의원에게 묻고 싶습니다”라며 장준하 선생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는 상황에서 침묵만 하고 있는 박근혜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장준하 선생은 유신정권에 맞서 반독재 투쟁에 앞장섰다 1975년 의문사했다. 최근 선생의 유골에서 타살을 짐작하게 하는 흔적이 발견돼 박정희 정권 책임론이 다시 불붙고 있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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