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결과로 학교평가 좌우돼
강남·북 불문 수십명씩 접수
“홍보 위한 들러리 지원 많아”
강남·북 불문 수십명씩 접수
“홍보 위한 들러리 지원 많아”
16일부터 2013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내년에 첫 ‘대입 성적표’를 받아들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학생들이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에 대거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은 예전의 특기자전형을 이름만 바꾼 것으로, 면접·구술고사 등 대학별 고사로 학생을 최종 선발하기 때문에 특목고 학생들이 강세를 보여온 전형이다.
서울 강남지역 자사고인 ㄱ고 관계자는 “이번에 50명 이상 서울대 수시모집 일반전형에 지원할 것 같다”고 밝혔다. 역시 강남지역 ㄴ고 진학담당 교사도 “한 학급에서 3~4명씩 45~50명 정도가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에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의 ㄷ고는 고3 학생 수가 257명에 불과하지만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에만 40~50명의 학생이 지원할 예정이다.
강북지역 자사고도 예년에 비해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지원 학생이 대폭 늘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ㄹ고의 한 교사는 “22명 정도가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에 지원할 예정”이라며 “예년에는 학교에서 추천하는 지역균형선발전형에만 1~2명 지원했는데 올해는 자사고 전환 뒤 우수 학생이 많아 지원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대 수시모집에 자사고 학생들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서울대가 올해 수시 정원을 20% 가까이 늘리면서 전체 모집 인원의 80%에 이르는 2703명을 선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사고로 전환한 뒤 처음으로 대입을 치르는 학교들의 부담감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신입생 미달 사태를 빚은 한 자사고 교감은 “학부모들이 상위권대 진학 실적만으로 학교를 평가하기 때문에, 명문대에 많이 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자사고들이 9월부터 중학교에 학교 홍보를 하러 가는데, 그때 ‘우리 학교에서 서울대를 몇 명이 지원했다’고 지원 실적을 내세우게 된다”며 “홍보를 위한 ‘들러리 지원’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학교에서 30~50명씩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에 지원할 경우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서울 강북지역 한 자사고 교감은 “자사고가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50% 이내 학생들 가운데 추첨해서 뽑기 때문에, 오히려 공부를 아주 잘하는 학생은 줄었다”며 “강북에서 20~30명씩 서울대에 지원하는 것은 합격 여부와 무관한 ‘묻지 마 지원’에 가깝다”고 말했다. 강남지역 한 자사고 교사도 “수시 원서 준비하는 데만 1주일 넘게 걸리고, 특히나 서울대에 지원한 학생들은 마음이 붕 떠서 수능 준비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무리한 지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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