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관 사망 노동자쪽 주장
“빈소에 교대근무하며 대화 녹음”
하청업체 통해 합의종용 정황도
사쪽 “도우러 갔는데 유족에 맞아”
“빈소에 교대근무하며 대화 녹음”
하청업체 통해 합의종용 정황도
사쪽 “도우러 갔는데 유족에 맞아”
지난 13일 화재가 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시공사인 지에스(GS)건설 직원들이 이번 사고로 숨진 노동자의 유가족 동향을 몰래 살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밤 12시께 서울 종로구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노동자 박태진(45)씨는 <한겨레> 기자에게 화재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바로 뒷자리에 앉아 있는 남성 2명을 발견했다. 두 남성은 휴대전화를 꺼내든 채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었다. 박씨가 “어디에서 오셨느냐”고 묻자, 이들은 “그건 알아서 뭐하느냐”고 답했다. 박씨가 “못 보던 사람들인데 지에스건설에서 왔느냐. 지금 휴대전화로 녹음하는 거냐”고 따져물었다. 뒤이어 근처에 있던 유족들이 몰려들어 한 시간여 동안 이들을 추궁했다. 두 남성은 결국 “지에스 건설 소속”이라고 털어놓았다.
자신들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을 것으로 의심한 유족들은 지에스건설 직원 김아무개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았지만 이미 휴대전화의 메모리카드를 빼놓은 상태였다. “메모리카드는 어디 있냐”는 유족들의 추궁에 김씨는 “모르겠다”고 답한 뒤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로 자리를 피했다.
이에 유가족 유종상(52)씨는 “(지에스건설 쪽이) 한 번도 미안하다는 말을 안 했으면서 감시·감청이 웬말이냐”고 소리쳤다. 다른 유족들도 “‘유족 사찰’을 하는 거냐”며 지에스건설이 보낸 조화를 쓰러뜨리는 등 분통을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몇몇 유족은 지에스건설 직원의 멱살을 잡거나 밀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에스건설 쪽은 “녹취나 감시 등을 지시한 적이 전혀 없다”며 “유족 지원을 위해 직원을 파견했을 뿐인데, 오히려 감금·폭행 등 봉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지에스건설 쪽이 하청업체를 통해 유족들의 합의를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대병원에 빈소를 차린 고 오익균(59)씨의 한 유족은 “하청업체 관계자가 자꾸 찾아와 ‘지에스건설이 압박을 준다, 빨리 합의를 하자’고 종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재 원인에 대해 경찰은 애초 지에스건설 쪽의 주장과 달리 사고 당일 용접작업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용접작업 시간과 발화 시각이 달라 용접작업으로 인해 불이 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16일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임시 조명을 설치하고 전원을 올리자마자 불꽃이 튀면서 천장에 불이 붙었다’는 현장 인부들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윤형중 조애진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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