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한화 김회장 구속에 사회 각층 다양한 반응
이건희 회장 비교하며 “재벌도 서열이 있네…”
이건희 회장 비교하며 “재벌도 서열이 있네…”
웬만해선 보기 힘든 김승연(60) 한화그룹 회장의 법정구속 소식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의 재벌 양형공식이 깨졌다는 환호는 기본, “대기업 총수도 관용없다 달라진 시대 상징적 판결”(<중앙일보>), “대기업 회장 선처없다…판결 대전환”(<조선일보>) 등 사회적 의미부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런 와중에 몇몇 날카로운 누리꾼들은 항소심·상고심으로 갈수록 관대했던 과거 사례들을 거론하며 언론들의 ‘호들갑’을 지적하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은 17일 아침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나와 “그동안 우리 법원은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공이 크다는 등의 이유로 재벌 총수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뒤 특별사면을 받는 코스를 밟아왔다”며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은 주로 항소심에서 관철된 공식이라 김 회장의 경우에도 항소심 결과까지 지켜봐야 법원의 태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사출신인 같은 당 서기호 의원도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점은 이레적이지만 2·3심에서 형량이 줄어드는 지 부릅뜨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같은 날 울산지법에서 선고된 사례를 예로 들며 “2800억 배임 김승연 징역 4년, 18억 횡령 중소기업 직원 징역 5년”이라고 적었다. 재벌총수에게 여전히 관대한 법원 판결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판결 관례에 비춰보면 전향적인 판결이지만 김승연 회장의 범죄사실에 비한다면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트위터 아이디 moon****는 “부실 위장계열사 부당 지원해 회사에 2833억원의 손해를 끼쳤는데, 전액 추징은 고사하고 겨우 벌금 51억…이 정도에 ‘이례적’ 판결이라니”라고 꼬집었다. 아이디 President*****는 한 온라인 게시판에 “수천억 횡령 배임한 김승연한테 1심에서 벌금 50억에 4년이라…2심에서 몇 개월만 줄이면 집행유예 가능하네? 겨우 몇 달 징역 살고 수천억을 꿀꺽하게 해놓고 ‘사법정의’라며 호들갑 떠는 꼴이란”이라고 적었다.
불법 경영권 승계로 ‘삼성특검’에 의해 기소됐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례와 비교한 비판들도 눈에 띄었다. cham****는 “이건희·정몽구는 집행유예, 김승연은 법정 구속, 재벌도 다 같은 재벌이 아니네. 역시 재벌도 서열이 있네”라고 적었고, Coffee****는 “김승연 정도가 법정구속이면 이건희는 어떻게 될까? 재벌도 가진 돈에 따라 처벌이 달라지는 나라…정상적인 나라는 결코 아닐꺼다”라고 비판했다. arch****는 “이건희는 1심서 7년 구형,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천여억원이었는데, 김승연은 1심서 9년 구형, 징역 4년과 벌금 50억원이네. 억울하시겠다. 무전유죄! 유전무죄! 김 회장님 구치소에서 외치실지 모르겠다”며 “재판부는 이건희랑 형평성을 맞춰라”고 비꼬았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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