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1일 밤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어, 사내하청 노동자의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울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현장 노-사 교섭중인 본관앞
“죽을 각오로 모두 정규직 쟁취”
공장 안팎 500여명 농성 집회
사쪽은 대형버스로 장벽 세워
“죽을 각오로 모두 정규직 쟁취”
공장 안팎 500여명 농성 집회
사쪽은 대형버스로 장벽 세워
“쓰레기안 폐기하고, 정규직 전환하라.”
21일 오후 울산광역시 북구 양정동 현대자동차 공장 안 본관 앞. 3m 길이의 대나무에 세로로 달린 만장을 하나씩 들고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300여명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온이 30도까지 오른 습한 날씨 탓에 하청노동자들의 얼굴엔 땀이 가득하다. 이들은 회사와 정규직노조가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은 채 비정규직 3000명의 정규직 신규채용에 합의할 것을 우려해 지난주부터 본관 문을 지키고 있다. 본관에서는 회사와 정규직노조가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공장 정문 밖에는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내려온 사내하청 노동자 250여명이 밤을 새우며 집회를 열었다. 울산에 오지 못한 전주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6시간 파업을 벌였다. 공장 안과 정문에는 현대차 대형버스가 장벽을 만들듯 곳곳에 세워져 있고, 관리자들도 무리를 지어 모여 있다. 양쪽 사이에는 언제든 충돌이 일어날 듯 팽팽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 20일 밤 사내하청 노동자 500여명은 엑센트 등을 생산하는 울산1공장 점거를 시도하며 회사 관리자, 용역경비들과 격렬한 충돌을 빚었다. 회사와 정규직노조가 잠정합의를 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하청노동자들이 공장 점거에 나선 것이다. 지난주부터 비정규직지회가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을 거듭하자, 회사 쪽 관리자들은 비정규직지회 간부들을 강제로 차에 태워 엉뚱한 곳에 내려놓는 사실상의 납치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박현제 현대차비정규직지회장은 “3000명 신규채용에 눈이 멀어 5000명의 노동자를 영원히 비정규직으로 전락시킨다면 그것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며 “원·하청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불법파견 범죄 행위를 중단시키자”고 호소했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그동안 억눌려 있던 분노를 뿜어내고 있다. 노동부가 2004년 현대차 사내하청을 불법파견이라고 판단한 뒤 8년 만에 회사가 처음으로 내놓은 안이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는 사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사내하청 노동자 김민철(가명·37)씨는 “2002년 5월 입사했으니 대법원 판결대로라면 나는 2004년부터 정규직인데, 선별적인 신규채용 안을 받으라니 그럴 수는 없다”며 “우리 같은 시민들은 담배꽁초 하나 버려도 벌금을 내야 하는데, 정몽구 회장은 8년 동안 파견법을 어겨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게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정규직노조는 노-노 갈등을 우려한 듯, 현대차비정규직지회가 참여한 가운데 불법파견 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이날 문용문 현대차지부장과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500여명이 밤늦도록 간담회를 진행했으나 서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정규직노조는 신규채용 안을 폐기하라는 비정규직지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20일 밤 일어난 노사 충돌과 관련해 박현제 지회장을 포함해 26명을 폭력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울산/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안철수 이어 박근혜까지 ‘룸살롱’ 검색어 소동
■ 장준하 부인 “남편 죽고 24시간 감시당해…얻어먹으며 살아”
■ KTX 고속열차와 A380 비행기 명당자리는?
■ 엄마 죽인 아들 처음으로 “어머니가 보고싶어”
■ 아버지부터 노무현까지…박근혜 첫날 행보 ‘참배 정치’
■ 서울선 전자발찌 찬 40대가…
■ [화보] 기성용 보려고 아침부터 기다렸는데…
■ 안철수 이어 박근혜까지 ‘룸살롱’ 검색어 소동
■ 장준하 부인 “남편 죽고 24시간 감시당해…얻어먹으며 살아”
■ KTX 고속열차와 A380 비행기 명당자리는?
■ 엄마 죽인 아들 처음으로 “어머니가 보고싶어”
■ 아버지부터 노무현까지…박근혜 첫날 행보 ‘참배 정치’
■ 서울선 전자발찌 찬 40대가…
■ [화보] 기성용 보려고 아침부터 기다렸는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