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잡은 용감한 시민들
김씨 골목 몰아넣어 피해확산 막아
새누리 당직자, 옷 벗어 피해자 지혈
김씨 골목 몰아넣어 피해확산 막아
새누리 당직자, 옷 벗어 피해자 지혈
22일 저녁 7시15분께 김정기(57)씨는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앞에서 지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잡아라” 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 여성이 “악” 하며 쓰러졌다. 뒤이어 피 묻은 흉기를 들고 뛰어오는 남성이 보였다. ‘여의도 무차별 칼부림’ 사건을 일으킨 김아무개(30)씨였다.
김정기씨는 저도 모르게 범인 김씨에게 달려들었다. 범인은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했다. 김정기씨는 우산으로 맞섰다. 막다른 골목으로 범인 김씨를 몰아넣은 시민 김씨는 우산 하나를 들고 경찰이 올 때까지 5분여간 대치했다. “제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들이 범인을 막았을 겁니다.” <한겨레>와 만난 김씨는 겸손하게 말했다. 경호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청와대 경호실 출신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5년 동안 청와대 경호실 수행부장으로 일했다.
‘용감한 시민’은 또 있었다. 렉싱턴호텔 앞을 지나던 이각수(51) 명지대 무예과 교수는 범인 김씨가 전 직장동료 조아무개(31·여)씨를 흉기로 찌르는 모습을 봤다. 이 교수는 즉각 뛰어나가 김씨의 가슴을 발로 걷어차 쓰러뜨렸다. 이 교수는 김정기씨 등과 함께 범인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았다. 이 교수는 맨손이었다. 이어 몇몇 시민들이 쓰레기통, 대걸레 등을 닥치는 대로 들고 따라와 범인 김씨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흉기에 찔린 피해자들을 도우며 응급처치를 한 ‘의로운 시민들’도 있었다. 계진성(41)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은 피 흘리는 여성을 보자마자 자신이 입고 있던 속옷 상의를 벗어 지혈을 했다. 인근 새누리당사 앞에서 오랫동안 노숙농성을 하고 있던 쌍용자동차 해고자 김남섭(41)씨 등 다른 시민들도 응급처치를 도왔다.
경찰은 범인을 붙잡는 데 공을 세운 시민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사례할 예정이다.
김지훈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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