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개국한 우정총국우체국에서 명예우체국장을 맡은 런던올림픽 영웅 기보배(왼쪽) 선수가 편지를 접수 받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기보배 선수 등 명예우체국장
1884년 갑신정변으로 문을 닫은 우정총국이 128년만에 다시 문을 열고 우체국 업무를 재개한다.
우정사업본부는 28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인근에 위치한 우정총국 건물에 ‘우정총국우체국’을 개국했다. 우정총국은 1600년대 전의감(의료행정·의학교육 담당 관청)이 있던 건물로 건축돼, 1884년 4월 우정총국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우정총국은 같은 해 11월17일 우정 업무를 시작했지만 갑신정변의 영향으로 12월9일 폐쇄됐다. 우정총국의 초대 총판은 갑신정변의 주역인 홍영식이었으며, 갑신정변은 그해 12월4일 우정총국의 개업 축하연에서 일어났다.
이 건물은 폐쇄 후 한 때 경성 중앙우체국장의 관사로 사용됐으며, 한동안은 개인이 소유하기도 했다. 이후 1970년 사적 213호로 지정됐으며, 1987년부터는 전시관으로 운영됐다. 우정총국우체국은 건물이 사적임을 감안해 기본적인 우편서비스만 제공한다. 전시 공간에선 우정 사료 37종, 114점이 전시된다. 한성순보와 승정원 일기의 현상복제본, 미국 파견 사절단인 보빙사에 대해 보도한 미국 현지 신문 자료가 소개되며, 한국 최초의 기념 우표인 고종황제 즉위 40주년 기념우표도 전시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정총국의 재탄생을 알리기 위해 다음 달 2일까지를 ‘우정문화 주간’으로 정했다. 홍영식 선생의 증손자인 홍석호씨를 비롯해, 진종오, 기보배, 송종국, 이정수 등 운동 선수와 개그맨 유민상, 방송인 로버트 할리 등이 1일 명예우체국장으로 시민들을 만난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