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숙 <라디오21> 전 대표
KBS “퇴직자 이름 없다”
교통방송 “국장 아니었다”
교통방송 “국장 아니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의 민주통합당 공천헌금 의혹 사건 수사에서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인터넷방송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51·여·구속·사진)씨의 경력 등에 의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도 오래전 양씨의 과거 행적을 자체 조사했으며, <한겨레> 취재 결과 일부 경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이번 사건을 ‘공천 헌금’ 사건으로 규정하며 양씨가 받은 30여억원의 상당액이 민주당 쪽에 흘러갔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가운데, 양씨의 거짓 행각이 드러나면서 사건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29일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양씨는 한화갑 전 의원의 처제를 통해 2002년 한 전 의원 보좌관으로 국회에 들어갔다. 양씨는 한 전 의원이 2002년 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 <한국방송>(KBS) 프로듀서 출신이라는 경력을 들어 홍보 업무를 맡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 함께 일했고 이후 한 전 의원 보좌관으로 잠깐 일했다. 일한 기간은 서너달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처럼 양씨는 스스로 한국방송 프로듀서를 지냈고 <티비엔(TBN) 한국교통방송> 고위직을 지냈다는 점을 주요 경력으로 알려왔다. 그러나 한국방송 관계자는 “퇴직자 중 양경숙이라는 이름은 없다”며 “계약직이나 프리랜서였다면 전산 조회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방송 사우회 관계자는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어떤 형태로든 방송사에서 일했다면 사우회에 가입할 수 있는데 양씨는 가입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에 근무한 경력 자체가 확인되지 않는 것이다.
티비엔 ‘방송제작국장’ 경력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티비엔 관계자는 “양경숙씨는 1997년 4월부터 98년 5월까지 방송직 3급으로 근무했었다. 3급은 국장을 할 수 없다”며 “방송제작국장이라는 보직도 없으며, 양씨의 마지막 직책은 편성제작국 제작과장 직무대리였다”고 말했다.
2002년 한화갑 전 의원 보좌관을 그만둔 양씨는 2004년 창당한 열린우리당의 총선 준비 과정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함께 일했던 당직자는 “양씨에게 방송광고 쪽 일을 맡겼는데 일처리가 너무 아마추어적이라 ‘방송을 했던 사람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라디오21에서 양씨와 함께 일한 적이 있는 한 인사는 “양씨는 월급을 자주 체납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는 등의 모습을 보여 직원들과도 갈등이 컸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라디오21 대표에서 물러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씨는 라디오21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실제 운영엔 깊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라디오21이 각종 기자재를 새로 들여오고 했다는데, 이번에 돈을 받아 거기에 쓴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원철 김정필 손원제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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