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자는 종북세력…인권침해 사례도 없어”
블루아이즈·레이디블루 공동제작
전국 지구대·동사무소 등에 배포
이념적 편향·야당 폄훼 담겨 논란
블루아이즈·레이디블루 공동제작
전국 지구대·동사무소 등에 배포
이념적 편향·야당 폄훼 담겨 논란
경찰이 이념적 편향성이 의심되는 특정 우익단체의 국가보안법 홍보 책자를 국민 홍보용으로 배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30일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찰청은 지난 8월 초부터 우익단체 블루아이즈와 레이디블루가 2011년 공동 제작한 ‘국가보안법(국보법) 바로알기 10문10답’이라는 소책자 1만2000부를 각 지방경찰청 산하 경찰서 및 지구대, 일부 동사무소 민원실 등에 배포하고 있다. 레이디블루는 여군 출신들이 주축이 돼 만든 단체이며, 블루아이즈는 누리꾼 모임이다.
‘국가보안법은 자유와 생명을 지켜주는 소중한 법입니다’는 문구로 시작하는 책은 25쪽 분량으로, 10가지 질문과 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법을 반대하는 세력은 종북 세력이고, 이들의 적화통일 야욕을 막기 위해 이 법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국가보안법에 대해 ‘자유를 지키는 파수꾼’, ‘북한의 위협을 막는 절체절명의 조항’이라고 찬양하고 있으며, 인권침해 우려에 대해선 ‘국보법 집행 과정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있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일방적 주장을 펴고 있다. 유엔과 국제인권단체의 폐지 권고를 두고 “국보법 폐지 운동가들의 집요한 청원의 결과”라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국보법) 폐지 입장의 공당도 있는데?’란 질문에는 ‘대한민국 수권정당이라면 함부로 폐지를 강행하지 않습니다’라는 답을 제시하는 등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당론으로 삼은 특정 정당을 폄훼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책을 배포한 경위에 대해 한 경찰서 보안과 직원은 “지구대 등 경찰 내부에 배포를 하고 남은 책 5~10권을 각 동사무소 및 경찰서 민원실에 배치했다”며 “일반 국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선택해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대국민 홍보용으로 배포된 셈이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보안 담당 경찰들의 보안법 이해를 돕기에 우수한 내용이라는 추천이 있어 경찰이 먼저 자료를 요청한 뒤 경찰 교육용으로 배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장정욱 팀장은 “경찰의 뜬금없는 국가보안법 지키기 홍보 활동은 쇠퇴를 거듭해온 경찰 보안분야 기능이 현 정부 들어 조금씩 부활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보안경찰이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의 경찰공무원 10만여명 가운데 보안분야는 1900여명으로, 2000년대 초반 4000여명의 절반 수준이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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