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원구(52)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
안원구, 한겨레에 녹취록 등 공개
2007년 포스코건설 문서에
‘실소유주 이명박’ 손글씨
대구청 조사국장·과장·팀장과
함께 논의뒤 포스코에 반환
2007년 포스코건설 문서에
‘실소유주 이명박’ 손글씨
대구청 조사국장·과장·팀장과
함께 논의뒤 포스코에 반환
이명박 정부 들어 사퇴압력을 받다 해임당한 안원구(52·사진)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이 “(이 대통령의 차명 소유 의혹이 일었던) 서울 도곡동 땅 관련 서류를 직접 봤고, 이 서류에 ‘실소유주: 이명박’이라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노린 국세청 차원의 기획 세무조사였다”고 말했다.
안 전 국장은 2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있던 2007년 8월 포스코건설 정기 세무조사 중에 (대구지방국세청) 조사국장·조사과장·조사팀장이 함께 비장한 표정으로 청장실에 들어와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는 이명박’이라 적힌 포스코건설 내부 서류를 보여줬고, 이를 내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곡동 땅 의혹’과 관련해 안 전 국장이 직접 그 내용을 언론에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안 전 국장은 이 문건에 대해 “노란 표지에 전표 등이 철심으로 묶인 서류철이었고, 맨 첫 장 상단에 도곡동 땅 3필지의 번지수가 기재돼 있었으며, 같은 장 중간에 ‘실소유주: 이명박’이라는 손글씨가 크게 적혀 있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선 안 된다고 생각해 ‘세무조사 본질과는 상관없으니 포스코건설 쪽에 돌려보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안 전 국장은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밝힌 문건을 나를 포함해 (담당 국장 등) 적어도 4명이 함께 본 것은 분명하다”며, 이를 입증하는 당시 국세청 직원들과의 녹취록도 <한겨레>에 공개했다.
2007년 7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가 강남 도곡동 땅을 차명으로 사들인 뒤, 포스코 쪽에 압력을 넣어 팔아넘겨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이 대통령은 줄곧 “나와는 관계가 없는 땅”이라며 차명 보유 사실을 부인해왔다. 이 대통령의 실소유 논란이 일었던 투자자문회사 비비케이(BBK)도 도곡동 땅을 매각한 자금으로 세워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안원구 전 국장은 또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대해 “2008년 7월 당시 한상률 국세청장이 나를 불러 ‘박연차 회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자금줄이다. 그쪽을 치려면 태광실업의 베트남 공장 계좌를 까야 하는데, 박 회장이 베트남에서 국빈 대우를 받고 있어 어렵다. 안 국장이 베트남 국세청 사람들과 친분이 있으니 협조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당시 안 전 국장은 대구지방국세청장을 지내다 강등인사를 당해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으로 근무중이었다.
안 전 국장은 “한 청장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내가 대통령과 일주일에 한두번 독대를 하고 있다. 이번에 일을 잘 해내면 대통령에게 조사 결과를 보고해서 당신 명예를 회복시켜주겠다’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세청은 이후에 박연차 회장을 탈세 혐의로 고발했고, 검찰이 노 전 대통령 및 그 가족을 향해 수사를 확대하던 2009년 5월23일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관련기사]
▷ 안원구씨 누구인가
▷ 안씨, 별명처럼 따라붙었던 ‘그림 강매’는 무죄
▷ “안원구 불법감금조사, 국세청 아닌 상부의 지침”
▷ “노란 표지 서류철 맨첫장에 ‘실소유주:이명박’ 큰 글씨” <한겨레 인기기사>
■ 조정래 “박근혜, 겉은 육영수 속은 박정희” 대통령 되면 ‘곤란’
■ 최악 치닫던 한-일, 진정 단계로 전환?
■ 대학가 암시장, ‘강의 사고 팝니다’
■ 은행에서 10%대 급전 빌리세요
■ 오바마 맥주 “비법은 벌꿀”
■ “나주 성폭행 범인 고씨, 피해자 고통에 공감 못해”
■ [화보] 우산의 수난시대
▷ 안씨, 별명처럼 따라붙었던 ‘그림 강매’는 무죄
▷ “안원구 불법감금조사, 국세청 아닌 상부의 지침”
▷ “노란 표지 서류철 맨첫장에 ‘실소유주:이명박’ 큰 글씨” <한겨레 인기기사>
■ 조정래 “박근혜, 겉은 육영수 속은 박정희” 대통령 되면 ‘곤란’
■ 최악 치닫던 한-일, 진정 단계로 전환?
■ 대학가 암시장, ‘강의 사고 팝니다’
■ 은행에서 10%대 급전 빌리세요
■ 오바마 맥주 “비법은 벌꿀”
■ “나주 성폭행 범인 고씨, 피해자 고통에 공감 못해”
■ [화보] 우산의 수난시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