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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자살률 지역별 ‘최고 4배차’…어떤 차이이길래

등록 2012-09-10 18:59수정 2012-09-10 22:20

우리나라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010년 기준 31.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높은 자살률 못지않게 심각한 것은 지역별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16개 시·도간 비교에서는 최고 1.5배, 시·군·구별 비교에서는 4배 차이가 났다. 자살이 빈곤 등 사회·경제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자살율 높은 30곳, 정신보건센터는 9개뿐

자살 적은 30곳의 절반에 불과
삶 만족 낮고 노인 빈곤할수록
자살율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 “노인복지 등 종합대책을”

2010년 기준 전국 기초자치단체(시·군·구)별 자살률 차이가 최고 4배나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이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지자체별 자살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보면, 광역자치단체(시·도)의 경우 서울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이 24.3명으로 가장 낮은 반면 충남이 36.9명으로 가장 높았다. 기초자치단체별 비교에서는 충남 계룡시가 14.5명으로 가장 낮은 반면, 강원 홍천군은 59.2명으로 무려 4배나 차이가 났다. 같은 광역단체 안에서도 시·군·구별 자살률 차이는 매우 컸는데, 충남의 경우 예산군은 58.4명을 기록해 계룡시보다 4배나 높았다. 이번 자료는 지역별로 나이대별 분포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이 차이를 보정한 뒤 분석한 것이다.

지자체별로 자살률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정신보건센터 설치 등 자살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에 대한 보호 대책 여부나 사회적인 박탈감 등 사회·경제적 요인의 차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 이번 분석에서도 정신보건센터 설치 현황에 따라 자살률이 다르게 나타났는데, 자살률이 높은 30개 시·군·구의 정신보건센터 설치 비율은 30%(9개)에 지나지 않는 반면, 자살률이 낮은 30개는 63%(19개)로 분석됐다. 정신보건센터는 지역 주민의 정신건강 증진과 자살예방, 자살 시도자 등의 사회복귀를 위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삶에 대한 낮은 만족도를 포함해 사회적 박탈 정도가 심할수록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김동현 한림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를 보면 삶의 만족도가 낮을수록 자살률이 높아지는데, 우리나라는 슬로바키아를 제외하고 회원국 가운데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나라”라고 말했다.

또 2005~2009년 자살률과 사회박탈지표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에서도 사회박탈지표가 높은 지자체일수록 자살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사회박탈지표는 가구의 소득이나 학력이 낮을수록, 주거환경이 낙후될수록, 여성 가구주나 독거 가구일수록 높게 나타난다. 김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는 노인들의 경우 빈곤율이 높을수록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자살예방대책을 세울 때 우울증 등 질병에만 국한하지 말고 노후 소득 보장 등 노인 복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10년 가까이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오이시디 회원국 가운데 1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자살 대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며 “자살예방법이 시행된 지 5달이 지났지만 정부는 자살예방기본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할 정도로 미온적이다”고 비판했다.

자살률을 낮추려면 과거 자살률이 매우 높다가 최근 감소 추세로 돌아선 일본이나 핀란드 등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95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자살률이 오이시디 최고였던 일본은 세계 최초로 자살예방법을 제정한 뒤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통해 자살 시도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응급실에서의 자살 시도자에 대한 지원이나 자살 시도자 및 자살자의 유가족들에 대한 지원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핀란드도 자살자들에 대한 ‘심리적 부검’을 통해 자살자들이 최근 6개월 이내에 실직, 이혼, 부모의 사망, 파산 등을 겪고 자살을 시도한다는 것을 파악한 뒤 위기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 자살을 줄였다. 핀란드나 영국에서는 언론에서 자살을 자세히 묘사하면 유사 사례가 많아진다는 점을 감안해, 언론에서도 자살이라는 단어를 극도로 자제하도록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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