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을 성폭행해 실형을 살았던 전과 25범의 강도상해 피의자가 구속 수감 중 허술한 감시망을 틈타 경찰서 유치장을 탈출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12일 강도상해 두달여 만에 붙잡힌 최아무개(50)씨가 수감 닷새째인 17일 새벽 5시께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을 탈출했다고 밝혔다.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최씨는 윗옷을 벗고 배식구(가로 45㎝, 세로 15㎝)를 통해 유치장을 빠져나온 뒤, 1층 창문(2m 높이)의 창살 틈(가로 79㎝, 세로 13.5㎝)을 통해 건물을 빠져나갔다. 당시 유치장 3호실에는 다른 유치인 두명이, 건물 출입문으로 이어지는 감시대에는 경찰 두명이 있었지만, 아무도 최씨가 달아나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게 경찰 쪽 설명이다. 건물 2층에는 다른 경찰 한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경찰은 폭이 13.5~15㎝밖에 되지 않는 창살 틈과 배식구를 통해 사람이 빠져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최씨의 몸이 너무 말랐고, 창살 틈은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져 조금 휘어질 수도 있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가 키 163㎝에 몸무게 52㎏ 정도의 왜소한 체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최씨가 달아나고 2시간30분가량이 지난 뒤에야 도주 사실을 확인하고 뒤늦게 검거에 나섰다.
최씨는 지난 7월3일 가정집에서 물건을 훔치다 주인에게 들키자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히고 달아났다가 지난 12일 붙잡혀 유치장에 수감됐다. 최씨는 25범 전과자로 2008년 2월4일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4년간 실형을 살다 나온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대구에서는 3월과 9월 지구대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각각 달아난 바 있다. 그러나 유치장에 수감중인 피의자가 달아난 사건은 처음이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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