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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독일에서 며느리 맞는 언니에게

등록 2012-09-21 21:43수정 2012-09-25 16:31

엄마 생신날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
엄마 생신날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
[토요판] 가족관계증명서
“언니~ 며느리 맞이하는 기분이 어때?”

머나먼 독일에서 40년 살며 키운 아들을 결혼시키는 언니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하니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는 시구절이 떠오르네.

내가 8살 때 언니는 23살의 나이로 독일에 갔지. 그때 나는 언니가 이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워 친구들에게 마구 자랑을 했어. 언니가 비행기를 타고 독일에 갔다고 말이야.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했던 생계형 선택이라는 것을 나는 커서야 알게 됐고, 간호보조원이란 직업을 얼마 전 퇴직으로 마감한 언니의 삶을 안타까워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어. 자식들이 엄마의 고통을 잘 모르듯. 아마 언니가 나에겐 엄마 같은 언니였기 때문일 거야.

우리 집 맏딸로서 고국에 있는 가족들을 챙겨야 했고, 엄마로 또 아내로 독일에 있는 가족들도 챙겨야 했던 삶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까? 그 생각을 하면 환갑을 넘긴 언니가 너무나 안쓰러워 눈물이 나네. 지난 엄마 생신날 5남매가 모두 모이니 언니가 더욱 보고 싶더라. 여든여섯 되신 엄마께 절을 할 때는 ‘언니도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너무나 간절하게 들었어. 언니가 있는 이웃 나라가 실제로는 꽤 먼 나라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아쉬운 순간이었어.

언니! 나는 ‘마틴’ 결혼식 하루 전날에 도착할 것 같아. 프랑크푸르트에 내려서 기차 타고 들어갈 거니까 언니는 걱정하지 말고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신랑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

아름다운 우리 언니! 안아주는 것은 사랑이고 사랑스러움이 아름다운 것과 같다지? 이 편지와 함께, 모두들 함께 가고 싶어 하지만 막상 갈 수 없는 가족들 사진이 나보다 먼저 달려가 언니를 위로해 주고 사랑해 주리라 믿어.

언니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너무나 행복해. 짧은 만남이 되겠지만 늘 언제 어디서고 언니는 나와 함께 있으니 힘들어하지 않을래. 이렇게 기쁨과 즐거운 희망으로 언니를 볼 수 있게 한 언니의 삶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힘찬 박수를 보내. 언니 사랑해~. 그리고 내 조카, 마틴! 결혼 진심으로 축하한다!

막내 숙진이가

가족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속 얘기를 사진과 함께 편지(원고지 6장 분량)로 적어 gajok@hani.co.kr로 보내주세요. 채택된 사연에는 빕스에서 4인가족 식사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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