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새벽 배식구를 통해 경찰서 유치장을 탈출했다 5일만에 붙잡힌 최아무개(50)씨가 도주행각을 벌이며 고속도로 나들목과 시외버스터미널, 도심 등에 잇따라 나타났지만, 경찰의 검문을 단 한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씨의 탈출 장면이 담긴 유치장 폐쇄회로(CC)TV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경찰은 최씨의 도주 과정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어 각종 의문만 커지고 있다.
‘유치장 배식구 탈주사건’의 수사본부는 24일 오전 대구 동부경찰서에서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최씨의 도주 경로를 설명했다.
이날 수사본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최씨는 지난 17일 새벽 5시2분께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을 탈출해 이날 밤 10시2분~10시21분 동대구 나들목과 청도 나들목을 거쳐 청도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편의점에서 담배와 김밥을 샀고, 주요소에서는 기름도 넣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의 검문은 없었다. 경찰은 부랴부랴 편의점에 최씨가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경북 청도읍 초현리 한재초소에서 검문을 시작했지만, 최씨는 승용차를 버리고 주변 야산으로 도망갔다.
이후 20일 아침 7시30분께 경남 밀양시 시외버스터미널에 모습을 드러낸 최씨는 버젓이 창원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같이 버스를 탔던 승객들이 최씨를 의심스런 눈으로 보자, 최씨는 밀양시 상남면의 한 마을 정류장에 내렸다. 최씨는 21일 저녁과 22일 아침에도 각각 밀양시 하남읍과 수산리 시내에서 목격됐지만, 그를 붙잡는 경찰은 없었다. 결국 최씨는 22일 오후 밀양시 하남읍 수산리의 한 주택에 집입했다가, 주인의 고함소리를 듣고 달려온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다 이날 오후 4시40분께 인근 아파트 옥상 보일러실에서 검거됐다.
결국 경찰은 유치장을 탈출한 최씨가 대구에서 청도로, 청도에서 밀양으로 갔을 것이라 예상하고 검문을 벌였지만, 최씨는 주요 도주로인데다가 유동인구가 많은 고속도로와 나들목, 시외버스 터미널, 도심을 버젓이 돌아다닌 셈이다. 특히 수사본부는 최씨의 도주 과정 상당부분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자신의 도피 과정에 대해 “계속해서 산으로 갔고 과일을 따먹으며 생활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원창학 수사본부장은 “최씨의 도주행적에 대해 최대한 규명하고 도주과정에서 2차 범행이 있었는지, 그리고 최씨의 도피를 도와준 사람이 있는지에 대해 수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일반도주 및 절도 혐의를 추가해 최씨를 구속했고, 최씨가 유치장을 탈출할 때 잠을 잔 경찰관 2명에 대해서는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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