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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주차난·대기오염? 접이식 전기자동차 ‘히리코’ 한방에 해결

등록 2012-09-24 20:38수정 2012-09-25 15:46

스페인 빌바오서 개발한 ‘히리코’
네 바퀴에 전기에너지 장치 달고
주차 땐 길이 2m까지 줄어들어
일반차 1대 공간에 3대까지 주차
제3회 아시아미래포럼-도시 혁신, 사회를 바꾼다

도시의 주차난, 환경을 오염시키는 자동차 배출가스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면? 스페인 빌바오시가 준비하고 있는 ‘히리코’(HIRIKO)를 주목할 만하다. 차체가 앞뒤로 접혔다 펴지고,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할 수 있다. 히리코는 빌바오 등 스페인 북부 바스크지방의 바스크어로 ‘도시, 대중’이라는 뜻이다.

세계 최초의 접이식 전기자동차 히리코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과 빌바오의 바스크혁신센터 데노킨(DenokInn) 등의 합작품이다. 2010년 1월 엠아이티가 개발했고, 이후 빌바오시가 3년째 생산 준비를 하고 있다. 고르카 에스피아우 히리코 국제프로그램 대표는 “히리코는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차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며 “내년 말이나 2014년 초께 1만2500유로(1800여만원대) 선에서 히리코를 시중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히리코는 빌바오시에서 남쪽으로 차량으로 1시간쯤 떨어진 비토리아-가스테이스에 있다. 지난 10일 가보니 아담한 4층 건물에 ‘HIRIKO’라는 녹색 간판이 걸렸다. 파란 철문을 열고 승강기에 올라 3층에서 내렸더니 승용차, 승합차 같은 실험용 차량들이 널려 있었다. 세르히오 후아네나 히리코 홍보담당은 3명과 함께 경호원처럼 둘러서더니 “녹색선 안쪽 공간만 공개한다”며 “2세대 히리코를 준비하고 있어 보안이 철저하기 때문”이라고 귀엣말을 했다.

주차난과 환경 공해를 동시에 해결하려고 스페인 빌바오시 등이 개발중인 접이식 전기자동차 ‘히리코’가 지난 6월 스페인 비토리아-가스테이스 시내에서 첫선을 보였다.(왼쪽) 앞쪽에 문을 설치한 히리코는 앞뒤로 접을 수 있고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할 수 있어 비좁은 주차공간에도 세울 수 있다. 히리코 제공
주차난과 환경 공해를 동시에 해결하려고 스페인 빌바오시 등이 개발중인 접이식 전기자동차 ‘히리코’가 지난 6월 스페인 비토리아-가스테이스 시내에서 첫선을 보였다.(왼쪽) 앞쪽에 문을 설치한 히리코는 앞뒤로 접을 수 있고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할 수 있어 비좁은 주차공간에도 세울 수 있다. 히리코 제공
히리코는 여느 경차와 비슷한 너비에 길이만 1m쯤 짧았다. 길이 2.634m, 너비 1.565m, 높이 1.75m이다. 그런데 주차할 때 접으면 길이가 2.07m로 줄어든다. 문은 앞쪽에 설치했다.

제자리 360도 회전 기술도 신기했다. 네 바퀴 모두 방향 전환이 가능한 조향장치를 달았다. ‘유모차를 닮았다’는 말이 떠올랐다. 이 두 기술 때문에 주차혁명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니고 안티아 히리코 재정담당은 “히리코를 접으면 세로형 주차공간에 가로로 주차가 가능해, 가로 2.44m, 세로 7.57m 크기의 유럽형 주차장 공간에 3대까지 주차할 수 있다”며 “360도 회전으로 사실상 앞뒤 주차 개념이 없기 때문에 주차를 어려워하는 여성 운전자 등에게 획기적인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첨단기술도 고루 접목했다. 운전대에 손가락 터치식(haptic) 조종판이 장착됐으며, 스마트폰·위치정보시스템(GPS) 등과 연동해 위치 파악은 물론 기기 조작도 할 수 있다. 에스피아우 대표는 “한국의 삼성, 엘지 등 휴대전화 회사들이 협력하면 더 나은 히리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100% 전기자동차로 탄소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네 바퀴에 전기에너지 장치를 달았으며, 지붕에 태양광 집전판을 달았다. 충전량이 20% 남은 상태에서 100%까지 채우는 데 15분이면 되고, 다 채우면 120㎞를 달릴 수 있다.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지난 1월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히리코 공개 현장에서 “히리코는 고용을 창출하고 사회혁신을 가져오는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열었다”며 “히리코는 새로운 도전과 위기를 구할 해답”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도 1500만유로(225억여원)를 투자했고, 유리·바퀴·차체 등 주요 부품 제작에 스페인의 대표 기업 7곳이 참여했다.

무엇보다 빌바오시의 희망이다. 조선산업 쇠퇴로 위기를 겪다가 구겐하임미술관 유치 등 문화산업으로 부흥한 빌바오시는 히리코를 통해 옛 명성 재현을 기대한다. 중공업 위주 산업정책 때문에 도심의 네르비온강을 오폐수로 물들이는 등 ‘오염도시’라는 아픈 과거를 친환경 자동차 히리코로 바꾸겠다는 뜻도 있다. 미켈 오시오 엔다야 빌바오시 주택환경부장은 “빌바오는 스페인 최고의 인구밀집도와 함께 주차난·교통난을 겪는 터라 혁신적인 자동차 히리코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히리코는 경제적 매력뿐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차여서 미래 빌바오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빌바오시는 2015년 연간 9000대가량 히리코를 생산할 공장을 짓고 있으며, 고용 창출 계획도 함께 짜고 있다. 지난 6월28일 히리코의 고향 비토리아-가스테이스에서 시험주행을 했을 때 주민들은 환호성을 올렸다. 후아네나 홍보담당은 “막바지 품질 검증, 주행·충돌시험 등을 거쳐 히리코가 대량생산되면 세상은 발칵 뒤집히고, 빌바오와 스페인 시민들은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빌바오(스페인)/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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