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밸브 열려 가스누출 추정
경북 구미시 산동면 구미국가산업단지 제4공단의 화학제조업체 ㈜휴브글로벌 공장에서 일어난 불산(불화수소산) 유출 사고는 탱크로리의 송출밸브가 열린 것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의 사상자는 사망자 5명, 부상자 18명 등 모두 23명으로 늘어났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28일 “현장조사에서 유출 사고가 난 20t 탱크로리를 살펴보니 저장탱크와 연결하는 파이프가 연결되지 않은 채 송출밸브가 열려 있었다”며 “이 상태에서 탱크로리 송출밸브가 열리며 불산이 빠르게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두 개의 탱크로리가 발견됐지만, 나머지 하나는 정상적으로 파이프가 연결돼 있었고 송출밸브도 잠긴 상태였다. 사고가 난 탱크로리와 5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공장 유리창도 깨지지 않은 상태여서 폭발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문제의 탱크로리 위에서는 공장 직원 두 명이 탱크로리 안의 불산을 파이프를 통해 공장 내 저장탱크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이 들었다는 ‘폭발음’은 송출밸브를 통해 불산이 빠르게 유출되는 동시에 에어밸브를 통해 외부 공기가 탱크로리 안으로 들어오면서 난 소리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 현장 주변에 있던 이들이 모두 숨져, 어떤 이유로 파이프가 빠져 있는 상태에서 탱크로리 송출밸브가 열린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 현장에서 고장난 채 발견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회수해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경찰은 공장 관계자들을 불러 송출밸브가 열린 경위와 안전관리수칙을 준수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구미/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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