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등 환경부 자료 분석
“송전탑 등 인체 유해할 수 있다”
“송전탑 등 인체 유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한명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의 전자파에 노출돼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3일 심상정·김제남 의원(무소속)은 환경부와 지식경제부의 ‘전자파 노출 실태 및 건강영향 조사연구’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2mG(밀리가우스·전자파 세기 단위) 이상의 전자파에 노출돼 있는 인구가 전체 국민의 11.34%인 565만명, 3mG 이상 노출된 인구가 7.29%인 363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전자파 노출량이 1.61mG로 영국(0.48mG)의 3.4배, 미국(1.225mG)의 1.3배라고 덧붙였다. 전자파는 송배전 선로나 가전제품, 휴대전화 등에서 나오는 것으로, 24시간 평균 2mG에 노출되는 것은 헤어드라이기를 연속해서 45분 동안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양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가 53만가구를 대상으로 전자파 노출의 위험을 연구한 결과 2mG 이상의 전자파에 장기 노출되면 소아백혈병이 2.7배, 성인급성골수염이 1.7배 증가하고, 3mG 이상 장기 노출되면 소아백혈병이 3.8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암연구센터(IARC)는 2002년 전자파를 발암물질로 분류했으며, 미국 국립방사선방호위원회(NCRP)는 전자파가 심장병, 소아백혈병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히고 1995년부터 전자파 자기장 노출이 2mG를 넘지 않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노출 제한 기준 자체가 없다. 정부는 833mG 이하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이는 일시적 노출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김제남 의원실은 “최근 송전탑 건설 논란이 일고 있는 경남 밀양의 경우 송전탑과 송전선에서만 3.3mG 이상의 전자파가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며 “여기에 한국인의 평균 전자파 노출 수치인 1.61mG를 더하면 밀양 주민들은 매일 5mG에 이르는 전자파를 맞는 셈이라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전탑 건설의 책임을 맡은 한국전력 쪽은 “송전탑이 들어서도 국내 기준인 833mG 이하로 전자파가 발생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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