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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전화 빨리 끊으려…” 코미디 안철수 사찰 해명

등록 2012-10-09 19:17수정 2012-10-10 16:29

‘경찰 정보부장때 여자있다해 추적
마담이름 알았는데 기억 못하겠네’
제3자가 들어도 뒷조사 의혹 살만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신호를 보내자 스피커에서 중년 남성의 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자가 있다 해서 추적은 해본 적은 있지.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할 때니까, 작년 초로 보면 되지…그때 하다가, 쫓아다니다가 안 했지. 마담 이름 알았는데 기억도 못하겠네. 지금 가도 그 사람은 없어 확인해도 그 사람은 없었다니깐….”

진 의원이 “본인 음성이 맞습니까”라고 묻자, 증인석의 김성근 경찰교육원장(치안감)이 스피커의 음성과 똑같은 목소리로 “맞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경찰 정보계통의 최고위직을 지낸 김 원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국정감사장에 흐르자 김기용 경찰청장 뒤에 앉아 있던 일부 경찰 간부들은 바닥으로 시선을 떨구었다.

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진선미 의원은 한 언론사 기자와 김성근 원장이 지난 8월22일 나눈 전화통화의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 대한 경찰의 불법사찰 의혹의 진원지가 된 전화통화였다. 이 통화 내용을 글로 옮긴 녹취록은 지난달 12일 이미 공개됐지만, 당사자의 육성이 그대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감서 통화내용 육성 첫공개에
“기자와 통화, 내 목소리 맞지만…
전화 빨리 끊으려 과장되게 말해”

김 원장의 말은 누가 들어도 경찰이 안 후보의 뒷조사를 했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김 원장은 “기자 전화가 와서 처음에는 그런 것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기자가 계속 ‘경찰이 그걸 모를 리가 있냐’고 해서 빨리 (전화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런 일 없다는 취지로 하다 보니 오버해서 과장되게 말했다”며 뒷조사 사실을 부인했다.

진 의원이 “지금 통화 내용에 편집된 게 있냐”고 따지자, 김 원장은 “오래돼서 기억은 못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은…”이라며 말을 흐렸다. 진 의원이 다시 “(뒷)조사를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그런 말을 했느냐”고 묻자, 김 원장은 “소문을 들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소문의 출처를 따져묻자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오버해서 그랬다”는 말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진 의원이 김 원장에 대한 조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묻자, 김기용 경찰청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녹취록 공개로 경찰의 해당 언론사에 대한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는 정지됐다”며 “경찰의 공식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안 후보를 뒷조사한 사실이 없다”는 말로 답을 피했다.

김 원장의 ‘초고속 승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김 원장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 취임 직후인 2010년 12월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에서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경무관)으로 승진했고, 이듬해 11월 경찰청 정보국장(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이는 경무관 승진 뒤 불과 1년여 만에 치안감으로 승진한 것이어서 경찰 내부에서도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진선미 의원은 “경찰 정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정권 차원의 보은인사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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