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여학생 성적 떨어지자 고민
친구들에 이별문자 보내고 투신
교육청, 대책 나섰지만 또 비극
“입시위주 경쟁교육정책 바꿔야”
친구들에 이별문자 보내고 투신
교육청, 대책 나섰지만 또 비극
“입시위주 경쟁교육정책 바꿔야”
대구에서 고교 1학년 여학생이 성적 하락과 교우관계를 고민하다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성적 비관, 학교폭력, 가정불화 등으로 고민하다 자살한 중고생은 대구에서만 11명째다.
11일 새벽 4시43분께 대구 동구 아파트 앞 화단에 ㅇ(16)양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ㅇ양은 숨지기 전 친구 이아무개(16)양에게 ‘꿋꿋하게 잘해라. 나는 간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당시 경찰은 ㅇ양이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냈다는 신고를 받고 ㅇ양이 사는 아파트 주변을 수색하고 있었다.
발견 당시 ㅇ양이 사는 아파트 7층 집의 방 창문은 열려 있었고, 방에서는 ‘중간고사 성적이 나빠 속상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ㅇ양은 목숨을 끊기 전, 자신의 친구들에게 이별을 알리는 예약 문자도 보냈다.
자율형 공립고인 ㄱ고교에 다니는 ㅇ양은 자살하기 전날일 10일 시작된 중간고사를 치고 난 뒤, 수학시험을 망쳐 크게 고민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ㅇ양은 수학시험을 치른 뒤 “시험을 망쳤다”며 담임교사에게 하소연했고, 담임교사는 “내일 시험을 잘 치면 된다”고 ㅇ양을 위로했다고 한다. ㅇ양은 최근 단짝 친구와 사이가 멀어진 것을 두고도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쪽은 “성적이 상위권에 드는 ㅇ양은 고교 입학 뒤 영어나 국어와 달리 수학 성적이 다소 잘 나오지 않는 편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무원 부모를 둔 ㅇ양이 아파트 자신의 방 창문 밖으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대구에서 학생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자, 학생 자살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해온 대구시교육청은 곤혹스러워했다. 학생 자살이 잇따르자 지난 6월 말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학부모단체, 시민단체 등은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에게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 정책을 바꿀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교육계에서는 경쟁적이고 억압적인 교육 풍토를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전형권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대구시교육청은 경기·전북·서울·강원과 달리 교육과학기술부의 경쟁교육 정책을 가장 충실히 따르는 곳”이라며 “기숙사를 건립해 공부 잘하는 애들을 학교에 묶어두고 좋은 대학 보내겠다는 식의 경쟁교육 정책으로는 이런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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