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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주폭도 ‘무전유죄 유전무죄’

등록 2012-10-11 20:35수정 2012-10-11 20:52

‘술 폭력’ 단속 5달, 깊어가는 그늘

지난 5월10일 취임한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상습적으로 술 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이른바 ‘주취폭력(주폭)’을 척결하겠다”며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그 결과 서울시내 각 경찰서는 100일 만에 총 300명을 구속하는 등 겉으로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11일 열린 서울지방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그동안 진행된 주폭 단속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형 집행 과정의 공정성 상실, 재범 방지 대책의 부재, 오히려 늘어난 경찰의 음주 추태 등 ‘주폭 단속의 그늘’을 짚어봤다.

구속 440명 중 341명이 무직
판사는 폭행전과에도 불구속
‘경찰폭행’ 여당 위원도 풀려나
“소외계층에만 가차 없어” 비판

경찰이 지난 5월부터 대대적으로 벌인 주취폭력 수사 결과 구속된 이들의 대다수가 직업이 없는 사회 취약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당 당직자와 판사 등 권력층 인사들은 모두 불구속 처분하고 풀어준 것으로 드러나 편파적 법 집행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1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상규 의원(통합진보당)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서울경찰청이 구속한 주취폭력범은 모두 440명으로, 이 가운데 341명(77.5%)이 직업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구속자들도 일용직 노동자(44명), 운전 기사(13명), 회사원(8명), 배달원(6명), 노점상(7명), 고물수집상(7명) 등 대부분 저소득층이었다.

반면 경찰은 권력층의 주폭 범죄에 대해서는 관대했다. 지난 6월 만취 상태에서 경찰관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붙잡힌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김아무개(47)씨, 7월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다 자신을 말리는 경찰을 폭행해 ‘주폭 판사’라는 별명을 얻은 대전지방법원 어아무개(47) 부장판사, 9월 택시기사의 뒷목과 얼굴을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청 박아무개(42) 판사는 모두 불구속 처리돼 풀려났다.

특히 택시 기사를 폭행한 박 판사는 지난 2007년 음주운전으로 15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쉽게 풀려났다. 경찰이 사회 취약계층의 주취폭력을 수사할 때 이웃들을 샅샅이 탐문해 예전에 저지른 범죄까지 밝혀내던 모습과는 딴판인 셈이다.

이 의원은 “경찰이 똑같은 주폭 범죄를 저질러도 힘있는 권력층은 풀어주고 소외계층은 가차없이 구속하고 있다”며 “사회양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사회안전망의 바깥으로 밀려난 탓에 주폭 범죄를 반복하는 이들을 그저 잡아들이기만 하는 형사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실제 부산지방경찰청이 2009년 11월부터 주폭사범에게 치료를 병행하는 ‘상습 주취소란자 치료 및 보호 프로그램’을 시행한 뒤 상습 주취소란자가 절반 이하로 감소하고 형사입건 비율도 떨어지는 성과를 거뒀다”며 “서울경찰청의 무조건 구속 방침, 처벌 위주의 정책만이 옳은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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