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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구 11번째 비극…‘학교폭력’에 고교생 또 자살

등록 2012-10-12 08:24수정 2012-10-12 08:53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과를 학교생활부에 기재하도록 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은 올해 2학기에도 계속 논란이 될 듯하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사진 속 학교는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한겨레 강창광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과를 학교생활부에 기재하도록 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은 올해 2학기에도 계속 논란이 될 듯하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사진 속 학교는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한겨레 강창광
여고생 투신…가해자 지목 ‘유서’
하루전 시험성적 떨어져 고민도
10달간 11명 자살에 교육청 곤혹
“입시위주 경쟁교육 정책 바꿔야”
대구에서 고교 1학년 여학생이 학교폭력과 성적 하락을 고민하다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성적 비관, 학교폭력, 가정 불화 등으로 고민하다 자살한 중고생은 대구에서만 11명째다.

11일 새벽 4시43분께 대구 동구 아파트 앞 화단에 ㅇ(16)양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ㅇ양은 숨지기 전 친구 이아무개(16)양에게 ‘꿋꿋하게 잘해라. 나는 간다’는 문자를 보냈다. 당시 경찰은 ㅇ양이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냈다는 신고를 받고 ㅇ양이 사는 아파트 주변을 수색하고 있었다.

발견 당시 ㅇ양이 사는 아파트 7층 집의 방 창문은 열려 있었고, 방에서는 경찰과 부모, 여동생에게 보내는 유서 3통이 발견됐다. 공무원인 아버지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딸이 경찰 앞으로 남긴 유서에 같은 반 학생의 실명을 언급하며, ‘이것은 분명한 학교폭력이다. 내 앞에 꼭 무릎 꿇게 해달라’고 썼다”고 밝혔다. 유서에 구체적인 학교폭력 피해 내용을 담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ㅇ양은 목숨을 끊기 전 친구들에게 이별을 알리는 예약 문자도 보냈다.

자율형 공립고인 ㄱ고교에 다녔던 ㅇ양은 자살하기 전날인 10일 시작된 중간고사를 치고 난 뒤 수학시험을 망쳐 많이 고민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ㅇ양은 수학시험을 친 뒤 “시험을 망쳤다”며 담임교사에게 하소연했고, 담임교사는 “내일 시험 과목을 잘 치면 된다”고 위로했다고 학교 관계자는 말했다.

ㅇ양의 아버지는 “성적 말고도 학교폭력이 딸의 자살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공무원 부모를 둔 ㅇ양이 아파트 자신의 방 창문 밖으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ㅇ양의 학교폭력 언급이 단순한 교우관계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학교에서 실제로 괴롭힘이나 폭력을 당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불러 수사할 방침이다.

대구에서 학생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자, 학생 자살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온 대구시교육청은 곤혹스러워했다. 학생 자살이 잇따르자 지난 6월 말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학부모단체, 시민단체 등은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에게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 정책을 바꿀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교육계에서는 경쟁적이고 억압적인 교육 풍토를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전형권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대구시교육청은 경기·전북·서울·강원 등과 달리 교육과학기술부의 경쟁교육 정책을 가장 충실히 따르는 곳”이라며 “기숙사를 건립해 공부 잘하는 애들을 학교에 묶어두고 좋은 대학 보내겠다는 식의 경쟁교육 정책으로는 이런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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