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학생들이 제작한 ‘강남스타일’ 패러디 뮤직비디오 등장 ‘화제’
“쌍용차 노동자 복직지지 해외 지식인 선언” 참여…누리꾼 “역시 촘스키!”
“쌍용차 노동자 복직지지 해외 지식인 선언” 참여…누리꾼 “역시 촘스키!”
세계적 언어학자이자 진보지식인 노엄 촘스키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명예교수가 한국 누리꾼들의 마음을 두번이나 사로잡았다. 현재 한국사회의 뜨거운 화두인 ‘강남스타일’, ‘쌍용차 사태’와 관련된 행보여서 한국 누리꾼들이 더욱 환호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엔 “역시 촘스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먼저, 지난 27일 영상서비스 사이트인 유튜브에 엠아이티 학생들이 만든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 비디오가 올라왔다. 한국에선 29일 오전, 관련 기사가 나가면서 대중들에게 급속히 전파됐다.
기존 미국 대학생들이 만든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는 더러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플래시 몹이나 치어리더 공연 등을 그대로 촬영한 것이어서 작품성(?) 차원에서는 좀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다.
이번에 공개된 엠아이티 판 ‘강남스타일’은 달랐다. 기존 뮤직비디오와 견줘도 손색 없는 영상 편집을 선보인 것이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주목거리였지만, 누리꾼들이 놀란 것은 뮤직비디오 안에 등장하는 세계적 석학들의 모습이다.
뮤직비디오 안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뽑힌 세계적 생물학자 에릭 랜더 교수와 도널드 새도웨이 재료공학과 교수가 말춤을 췄다. 수트 슈밀 입학처장도 가세했다. 누리꾼들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노엄 촘스키 교수가 등장한 장면이다. 촘스키 교수가 등장하자 시끄러웠던 음악은 꺼진다. 묵묵히 카메라를 응시하며 차를 한 모금 마신 촘스키 교수는 작은 목소리로 “오빤 촘스키 스타일”이라고 또박또박 말한다. ‘강남 스타일’이 아닌 자신의 스타일대로 살라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뮤직비디오의 화룡점정을 장식한 촘스키 교수는 엔딩 크레딧에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손자뻘의 학생과 웃으며 악수하는 장면에 다시 등장한다.
누리꾼들은 영상 주소를 퍼나르며 환호하고 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도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 양 쪽에 관련 영상 주소를 올리며 “MIT 학생들의 ‘강남스타일’, 완성도 높다, 에릭 랜더 교수가 막춤을 추고, 노엄 촘스키 교수가 한 말씀한다^^”며 찬사를 보냈다. 트위터 이용자 yam**는 “내가 지금 본 게 촘스키야?”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 ‘MIT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보기
촘스키 교수가 관심을 가진 것은 한국의 대중문화 ‘강남 스타일’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23번째 사망자가 나오고 국회에서 청문회까지 열리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쌍용차 사태’에 본인의 소신을 밝혔다.
촘스키 교수는 29일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이 발표한 ‘쌍용자동차 노동자 복직지지 해외 지식인 선언’에 참여해 “회사와 정부가 쌍용차 해직자들을 더 이상 삶의 막다른 길로 내몰지 말라”며 지지를 선언했다. 성명서에 참여한 지식인들은 “이명박 정권과 회사, 보수언론은 이들에게 물리적 폭력, 구조적 폭력, 문화적 폭력, 재현의 폭력 등 모든 폭력을 감행했다”며 “이명박 정권은 파업 당시 헬기와 경찰특공대를 동원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살인 진압작전을 펼쳐 선량한 노동자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다”고 지적했다.
‘쌍용차 사태’ 해결을 위해 성명서는 △무급휴직자 복직 노사합의 사항 즉각 이행 △마힌드라의 희생자 구제 참여 △정부의 사과와 사태 해결 △정부의 반인권적·반민중적 노동정책 중단 △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과 가압류 철회를 요청했다.
국내외 지식인 226명(해외 75명)이 참여한 이번 성명서와 별도로 촘스키 교수는 민교협 쪽에 이메일을 보내 “저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해고당하고 (경찰이) 파업참가자들을 잔혹하게 대하였다는 소식을 듣고서 매우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가 그에 상응하는 관심을 받고 반응을 이끌어내기를 믿고 또 희망합니다”라고 본인의 소신을 밝혔다.
트위터 이용자 hero**는 “촘스키 선생님이 쌍용자동차 노조를 지지한다는 서명을 하셨답니다. 나댄다고 욕하는 교수님, 제발 좀 나대주세요”라며 행동하는 지식인의 면모에 찬사를 보냈다.
오늘 한국을 뒤흔든 촘스키 교수가 한국 사회의 보낸 두개의 메시지는 두개였다. ‘자신의 소신대로 살라’는 것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었다. 이 모든 게 ‘촘스키 스타일’인 셈이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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