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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비운의 복서’ 유족, 81살 할머니의 안타까운 법정공방

등록 2012-11-15 16:39수정 2012-11-15 16:52

고 배기석 선수
고 배기석 선수
고 배기석 선수 할머니, 한국권투위원회 상대로 패소
3살 때부터 20년 동안 애지중지 키우던 권투선수 손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보상받기 위해 81살의 할머니가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법의 문턱은 높았다. 2010년 권투 경기 중 입은 부상으로 나흘 만에 숨진 ‘비운의 복서’ 고 배기석 선수의 할머니 이야기다.

배 선수는 안타까운 성장환경과 죽음으로 ‘제2의 김득구’라고 불렸다. 배 선수가 3살 때 아버지는 병으로 숨졌고, 어머니는 집을 나가 그는 할머니 손에 자랐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철공소에서 일하며 밤에는 체육관에 나가 권투 연습을 했다. 뒤늦게 데뷔해 최우수 신인상을 받을 정도로 촉망 받는 선수였지만, 2010년 7월 한국 권투위원회 수퍼플라이급 챔피언 결정전 링에 올라 8회 케이오패를 당했다.

패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링에서 내려오자 마자 구토와 함께 두통을 호소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나흘 만에 숨겼다. 경기 중 발생한 5회 1차례, 8회 2차례의 버팅(머리끼리 부딪히는 행위) 때문에 숨뇌가 심하게 손상됐기 때문이다. 헝그리 복서의 안타까운 죽음을 두고 국민적인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고, 배 선수 가족들을 위한 성금이 모아지기도 했다.

배 선수의 할머니는 손자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선수 관리를 소홀히 한 한국권투위원회를 상대로 지난해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했다. 2심인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기택)도 “권투위원회가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배 선수의 할머니는 “배 선수가 직전 2경기에서 연속으로 케이오 패를 당한 뒤 진단서 없이 경기에 출전시킨 권투위원회가 선수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2009년 3회 연속으로 케이오 패할 경우 진단서를 제출 뒤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이 개정돼 위원회가 진단서를 받아 봤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배 선수는 사망 전, 2경기를 케이오(KO) 패한 상태여서, 개정된 규정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린 것이다.

재판부는 배 선수의 할머니가 며느리에게 ‘사망 사고를 원인으로 한 모든 권리를 할머니에게 양도한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받아 배상청구권이 있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포기 신고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확인서만으로는 할머니에 대한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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