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용산 참사’ 뒤 구속돼 대구교도소에서 복역중인 철거민 천주석(50)씨가 교도관에게서 폭행과 폭언 등을 당했다고 호소해, 인권단체들이 진상 조사와 관련자 징계를 촉구했다. 대구교도소 쪽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에 들어갔다.
구속노동자후원회·전국철거민연합·인권운동연대 회원 20여명은 2일 오후 대구 달성군 화원읍 대구교도소 정문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도소 안에서의 인권침해를 호소하는 천씨의 편지를 공개했다.
천씨는 편지에서 ‘(2012년) 7월30일 오전 10시 방에서 운동을 나가려는데 감방 문 앞에 서 있던 ○○○ 교도관이 갑자기 긴팔 상의를 벗으라고 했고, 머뭇거리자 긴팔 상의를 잡아당겨 흔들어대며 가슴으로 저를 벽으로 밀치고 폭언을 퍼부었다’고 적었다. 그는 “긴팔 옷은 제가 운동시에나 평상시에도 항상 입었던 옷이며 교도소에서 정상적으로 판매하는 옷이다. 왜 그러느냐고 설명해달라고 하자 교도관은 고함을 치다가 자신의 명찰을 보여주며 ‘신고할테면 하라’고 소리친 뒤 사라졌다”고 썼다. 이어 ‘그 교도관의 얼굴을 가끔 볼 때면 속이 울렁거리고 막 토할 것 같다’고 했다.
이광열 구속노동자후원회 집행위원장은 “이곳에 수감됐다가 얼마전 출소한 다른 수감자도 이 사건을 목격했다고 했으며, 문제의 교도관은 평상시 천씨뿐 아니라 다른 재소자들에게 폭언과 모욕을 일삼으며 ‘라면을 끓여오라’는 따위의 심부름을 시켰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 회원들은 천씨와 10분가량 면회한 뒤, 대구교도소 쪽에 이 사건에 대한 조사와 관련자 징계를 요구했다.
우희경 대구교도소 총무과장은 “지난 12월31일 천씨가 주장하는 내용의 문서가 팩스로 왔고, 보안과에서 오늘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재소자를 상대로 한 인권침해 사실이 드러나면 해당 교도관을 징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9년 1월20일 서울 용산구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진압 경찰관들과 농성 철거민들이 충돌하면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용산 참사’로 불리는 이 사건으로 천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2009년 10월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대구교도소에 수감됐다. 천씨는 당시 진압 과정에서 허리와 다리를 다쳤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복역하고 있다고 인권단체 쪽은 전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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