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제이제일제당, 의사 200여명에 리베이트 혐의

경찰, 전 본부장 등 10여명 입건
“자사약품 처방 대가 45억 제공”

씨제이(CJ)제일제당이 200명이 넘는 의사들에게 자사 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45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포착돼 경찰이 수사중이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씨제이제일제당이 2010년 5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년10개월에 걸쳐 국내 주요 병원 의사 및 공중보건의 등 210명에게 45억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 등)로 강아무개 전 씨제이제일제당 본부장 등을 소환조사했다고 22일 밝혔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의사들에게 자사 약품 처방 대가로 법인카드를 빌려줘 쓰게 하는 방식으로 1인당 많게는 수천만원씩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씨제이제일제당 쪽은 “조직적 리베이트가 아니고, 영업사원들의 일상적인 영업 관행”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제이제일제당 제약사업부는 업계 10위권으로, 복제약과 수액제 생산 등으로 연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찰은 의사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 물증을 확보하고 형사처벌 범위를 조율하는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씨제이제일제당의 임직원 10여명을 입건해 조사중이며, 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 가운데 형사처벌 대상을 선별하는 중이다. 얼마 이상의 금액을 리베이트로 보느냐에 따라 의사들의 형사처벌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베이트 제공자와 함께 이를 수수한 의료인도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2010년 11월) 시행 이전에 리베이트를 제공받았는지도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씨제이제일제당 관계자는 “수사중인 사안이라 입장을 밝힐 게 없다.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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