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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의사 266명에 ‘뇌물’ 법인카드
쌍벌제 뒤엔 직원명의 카드 줘

등록 2013-01-27 19:59수정 2013-01-27 21:44

CJ제일제당 45억 리베이트 수사
씨제이(CJ)제일제당이 약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자사에 우호적인 의사들에게 법인카드를 건네 수십억원의 뒷돈(리베이트)을 뿌리는 등 불법 영업을 벌여온 혐의가 드러났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국 의사 266명을 상대로 45억원어치의 뒷돈을 주도적으로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지아무개(50) 씨제이제일제당 상무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씨제이제일제당 법인과 임직원 14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회사는 2010년 5월께 대형병원 과장급 의사를 비롯한 이른바 ‘키 닥터’ 266명을 선정해 법인카드를 1장씩 나눠준 것으로 드러났다. 뒷돈을 건넨 업체는 물론 뒷돈을 받은 의사까지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을 6개월여 앞둔 시기였다. 경찰 관계자는 “쌍벌제 본격 시행 전에 영업력을 집중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의사들은 명품시계·돌침대 등 사치품은 물론 해외여행비, 자녀 학원비 등에도 법인카드를 썼다.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각자 받은 카드 한도만큼 모두 지출해 6개월 동안 1인당 평균 1600만원씩 모두 43억원을 사용했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쌍벌제 시행 이후부터는 기존 법인카드를 모두 수거해 폐기하고, 대신 씨제이제일제당 직원 명의의 신용카드를 ‘키 닥터’들에게 다시 지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직원 명의 카드로 의사들이 결제한 금액도 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영업사원이 사용했다’고 잡아떼면 혐의가 쉽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씨제이제일제당 직원 명의 카드를 쓴 의사 가운데 일부가 자신 명의로 카드 포인트를 적립하는 ‘알뜰함’을 보였고, 이 과정에서 뒷돈과 연결고리가 드러나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에 대해 씨제이제일제당 관계자는 “자료조사 연구비 등을 지급한 것일 뿐 뒷돈이 아니다. 근거가 남는 법인카드를 통해 뒷돈을 줄 리가 없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경찰은 종근당과 하나제약 법인 및 임직원 3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두 업체는 2011년 충청 지역 의사들에게 각각 680만원, 220만원의 뒷돈을 현금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300만원 이상의 뒷돈을 받은 의사 80여명도 뇌물수수 및 배임수재 등 혐의로 형사처벌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경찰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지아무개 씨제이제일제당 상무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이를 반려하고 보강수사를 지휘하자 이에 반발해 곧바로 영장을 재신청하는 등 수사 방향을 둘러싸고 검경 갈등 양상을 빚기도 했다.

박현철 권오성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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