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화려한 불빛이 미치지 못하는 그늘에는 개발에서 밀려난 뒤 갈 데가 없어 빈 땅에 비닐하우스나 판잣집을 짓고 사는 가난한 우리 이웃들이 살고 있다. 사진은 타워펠리스의 휘황찬란한 불빛과 대조를 이루고 있는 무허가 주택촌. lee312@hani.co.kr
아버지·계모 방치 ‘처참한 생활’
둘째, 간질 증세등 장기치료 필요
셋째, 하반신 마비 8시간 긴급 수술
첫째만 상대적으로 상태 양호
둘째, 간질 증세등 장기치료 필요
셋째, 하반신 마비 8시간 긴급 수술
첫째만 상대적으로 상태 양호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다세대주택 반지하 월세방에서 10대 세 자매가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해 영양실조 증상을 보인 채 방치된 것을 지난 21일 김아무개 목사가 발견해 긴급수술 등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고양시와 고양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세 자매 중 둘째(18)는 잦은 발작과 허리디스크, 정서불안 증세로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으며, 막내(15)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로 하반신 마비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두 자매는 고양시의 도움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막내는 23일 8시간에 걸친 긴급수술을 받았으며 상당기간 휠체어에 의존해 지내야 하는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비교적 건강 상태가 양호한 첫째(19)는 세 자매를 발견한 김 목사의 집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세 자매의 이런 형편은, 생활비에 쪼들린 첫째가 김 목사의 부인이 운영하는 인쇄공장에 취업하려고 찾아가면서부터 알려졌다. 김 목사는 세 자매의 집에 찾아갔다가 이들을 발견하고 토당동 주민센터에 지원을 요청했다. 고양시 무한돌봄팀과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은 21~22일 세 자매의 집을 방문해 2명을 입원시키고 아버지 김아무개(47)씨를 불러 조사한 뒤 ‘아동 학대가 의심된다’며 29일 고양경찰서에 고발했다.
세 자매는 다른 지역을 돌아다니며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와 5~6년 동안 떨어져 지내면서, 최근 2년 동안은 뚜렷한 돌봄을 받지 못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첫째는 고등학교 진학을 못했으며 둘째는 중학교 2학년 때 중퇴했고 막내는 초등학교만 졸업했다.
이들의 아버지는 식당 일을 하며 찜질방 등을 전전하는 계모(49)에게 매달 80만원을 송금해 세 자매를 돌보도록 했지만, 계모는 2년 넘게 세 자매의 집을 방문하지 않은 채 월세 23만원과 생활비 15만원 등 매달 38만원만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매들은 한달 15만원으로 밥과 김치 말고 다른 음식물 등을 먹지 못하고 겨울에도 난방용 가스를 전혀 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경찰서 관계자는 “아버지와 계모가 아동복지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혐의가 드러나면 이들을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양/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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