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연구원장때 직원 평가
“부하에 글 쓰게하고 원고료 챙겨”
KDI 원장땐 의원들에 후원금도
“부하에 글 쓰게하고 원고료 챙겨”
KDI 원장땐 의원들에 후원금도
현오석(63)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재직 당시 부하 직원들이 뽑는 ‘최악의 임원’에 2년 연속 선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새 정부에서 신설되는 경제부총리로서 리더십 부족 등 자질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현 후보자가 국제무역연구원장으로 근무할 때 자신의 외부 강연 원고를 부하 연구원들에게 작성하도록 시키고 강연료는 자신이 챙기는 등 문제가 많았다. 출세에 눈이 멀어 정치인들만 만나고 다닌다는 것이 직원들의 평가였다”고 전했다.
2008년 4월 무역협회 노동조합이 낸 성명서를 보면, 현 후보자에 대한 부하 직원들의 평가가 여실히 드러난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현오석 원장은 성역인가’라는 제목의 당시 성명서를 보면, 현 후보자는 2007년과 2008년 노동조합이 실시한 직원들의 임원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악의 임원’으로 선정됐다.
당시 노조는 현 원장이 3년 임기의 무역연구원장을 2번 연임한 뒤 2007년에 1년 임기로 재계약하고, 2008년 3월31일로 임기가 끝났음에도 계속 출근한 사실도 문제삼았다. 노조는 “현 원장의 임기가 만료됐는데도 버젓이 원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평소 공정한 인사를 한다고 큰소리쳤던 경영층이 유독 현 원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원장은 실제로 2008년 5월17일까지 무역연구원장으로 일했다.
현 후보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재직 때 받은 기관장 리더십 평가 역시 논란거리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발간한 연구기관장 리더십 평가 자료를 보면, 현 후보자는 2011년 평가에서 ‘경영목표 실천계획 수립·달성 정도’에서는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구성원들의 상향평가에 해당하는 ‘구성원 설문조사’ 점수는 평균 80점에 훨씬 못 미치는 50점대 후반을 받았다. 그만큼 부하 직원들의 평가가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현 후보자는 ‘국가정책 지원정도’, ‘윤리경영’ 항목에서도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박원석 의원은 “현 후보자는 부임하는 곳마다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고 직원들로부터 리더십을 의심받는 상황에서도 자리를 보전해왔다”며 “연구기관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인사가 국가경제 사령탑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현 후보자가 한국개발연구원장으로 일하면서 소관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도 확인됐다. 이낙연 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현 후보자는 2012년 254만원, 2011년 164만7000원, 2010년 164만7000원, 2009년 24만6000원을 기부했다고 국세청에 신고했다. 이낙연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 쪽에서 ‘현 후보자가 후원금 안내장이 오는 여야 정무위원들에게 매년 후원금을 내왔다’고 확인해줬다. 정부 출연기관 원장이 소관 상임위원들에게 기부금을 내는 것은 전형적인 눈치보기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말했다. 현 후보자는 다른 후보자들과 달리 기부금을 낸 대상과 액수 등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박태우 김원철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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