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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NYT “미국인 김종훈, 한국 내각 거부해”

등록 2013-03-05 15:54수정 2013-03-05 16:01

초고속 한국 국적 회복 특혜 논란 끝 사퇴
미국 국적 포기세 1000억 부담 배경 관측
김종훈 테마주 투자한 개미들 큰 손실 입어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이다. 김 전 후보자는 출국하면서 기자들에게 “국민과 대통령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김 전 후보자가 한국을 떠났지만, 후폭풍은 거세다. 한국 출생 미국 국적 보유자에게 국적 회복 의도와 장관직 수행 의지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정 없이 새정부의 장관직을 제의하고 초고속으로 국적을 부여한 ‘졸속 국적 부여’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다. 또한 김 후보자가 4일 사퇴를 밝히면서 정부조직법 협상중이던 야당과 정치권을 비판하고 “이제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접으려 한다”고 밝힌 데 대한 시민 반응도 곱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김씨에 대한 기대로 일부 기업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입게 된 투자자들의 비난도 생겨나고 있다.

김종훈 후보자의 사퇴 소식을 전한 미국 <뉴욕타임스> 기사
김종훈 후보자의 사퇴 소식을 전한 미국 <뉴욕타임스> 기사
김 전 후보자가 장관 후보에서 갑작스럽게 사퇴하겠다고 밝힌 직후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4일 인터넷판으로 이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인, 한국 정부의 내각에 불참키로(American Won’t Join South Korea Cabinet)”라는 기사제목을 달아 눈길을 끌었다.

김종훈씨는 미국 국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쪽으로부터 장관직 제의를 받은 직후인 지난달 8일 한국 국적 취득을 신청해 장관 지명 사흘 전인 2월14일 ‘초고속’으로 한국 국적을 회복해 ‘특혜 논란’이 일었다. 김씨는 한국 국적 회복 이후 장관으로서 이중국적을 보유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자 미국 국적 포기 의사를 밝혔지만, 실제로 미국 국적 포기신청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씨의 갑작스런 사퇴 배경엔 “대통령 면담조차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제가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지켜내기 어려워졌다”고 김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것과 다른 배경이 있는 것으로 정치권 안팎에선 추정하고 있다. 김씨가 미국 국적 포기을 포기할 경우, 미국에서 1000억원대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도 사퇴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은 200만달러 넘는 자산을 지닌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국적을 포기할 경우,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의 모든 재산을 양도한 것으로 보고 15%의 국적포기세를 물리고 있다. 김씨는 이중국적인 상태로, 앞으로 1년 안에 미국 국적 포기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한국 국적은 다시 박탈된다.

김 전 후보자의 출국을 보는 누리꾼들의 여론도 좋지 않다. “조국을 위해 헌신하겠다더니 이제는 헌식짝처럼 버리고 가느냐”며 격앙된 반응이다. 특히 “대통령 명령조차 거부하는 야당”이라는 그의 발언을 두고 비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ohmyrexxx는 “이 사람 장관 안 되길 잘했다. ‘대통령 명령’이 무슨 무소불위의 명령인가? 미국에서 살면서도 정신세계는 왕조시대를 산 모양”이라며 꼬집었다.

한편 김 전 후보자와 관련된 테마주에 투자했던 일부 개미 투자자들의 항의도 나오고 있다. 김 전 후보자가 책임질 일은 아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갑작스레 사퇴를 밝힌 김 전 후보자를 원망하고 있다. 논란의 대상이 된 회사는 김 전 후보자의 처남으로 알려진 정 크리스토퍼 영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키스톤 글로벌’이라는 곳이다. 업종은 전기·전자로 분류돼 있다. 이 회사는 올초 1600여원 하던 주가가, 김 전 후보자의 처남이 대표로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난달 25일 3700여원까지 올랐다. 2배 넘게 급등한 것이다. 주가가 급등하자 민주통합당에서는 지난달 19일 “김종훈 후보자는 인척 기업이 관련되어 있는 ‘김종훈 테마주’ 의혹을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2일 이 회사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주가 급등은 미래창조과학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스마트카드(교통카드 등)’ 사업을 한다고 밝힌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공시를 보면 이 회사 매출의 99.99%는 석탄업이 차지한다. ‘미래창조’와는 관련이 없는 ‘굴뚝’사업인 셈이다. 스마트카드 사업 부분은 매출의 0.01%에 불과했다. 실적이 아닌 단순한 기대감에 ‘돈’이 몰린 셈이다. 하지만, 4일 김 전 후보자의 자진 사퇴 소식이 나오자마자, 주가는 바로 하한가로 곤두박질했고, 다음날인 5일도 증시 개장과 동시에 하한가로 출발했다. 만 하루만에 주가가 30%나 빠졌다.

키스톤 글로벌 투자 게시판에는 손해를 봤다는 ‘개미 투자자’들의 하소연이 올라오고 있다. 또 김 전 후보자의 출국 소식을 알리는 기사를 퍼나르며 “무책임하게 떠나면 그만이냐”는 의견도 올리고 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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