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불산사고 이어 세번째
공장 직원 1명 다쳐…병원 입원
공장 직원 1명 다쳐…병원 입원
경북 구미에서 또 유독물질인 염소 누출 사고가 일어나 1명이 다치고 160여명이 검진을 받았다. 지난해 9월 불산(불화수소산) 누출, 지난 2일 불산·질산 혼합물질 누출에 이어 구미에서만 세번째 유독물 누출 사고다. 사고 때마다 당국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부산을 떨었지만, 구미 시민들은 ‘겉핥기식 점검과 공허한 대책을 내놓은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5일 오전 8시50분께 구미시 공단동 구미국가산업1단지 화공약품 공급·제조업체에 있는 ㈜구미케미칼 공장에서 살균·표백제로 쓰이는 염소가 누출됐다. 작업하던 직원 2명 가운데 서아무개(35)씨가 호흡곤란 등으로 인근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사고는 지하 저장탱크에 있던 액화염소를 1층 소형 탱크로 옮긴 뒤 밸브를 열고 이송관에 남은 염소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공장 쪽은 “염소에 압력을 가해 처리시설로 내보내는 송풍기가 갑자기 멈춰 염소가 누출됐다”고 경찰에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송풍기를 가동한 뒤 밸브를 열어야 하는데도 밸브를 먼저 여는 바람에 고장난 송풍기가 작동하지 않아 가스가 누출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구미시는 누출된 액화염소가 1ℓ가량이지만, 공기중으로 기화되며 팽창해 가스 형태로는 400ℓ가량이 퍼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오전 9시15분께 주변 500m 지역 공장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가 정오께 해제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오전 11시 무렵 사고 공장 안팎 4곳에서 염소 농도를 측정했는데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주변 공장 노동자 등 167명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았다. 염소에 노출되면 호흡계통 점막 손상이나 피부 화상 등을 입을 수 있고 눈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주민들은 지난해 구미 불산 누출 사고 뒤 정부와 구미시 등이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또다시 유독물질 누출 사고가 나자 격앙했다. 지난해 사고 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사고 공장을 검사했지만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구미시도 지난달 14일 구미케미칼을 검사했으나 마찬가지였다. 이 업체는 염소를 평균 40t가량 저장하면서 하루 16t가량을 사용한다.
사고 현장에서 2㎞ 떨어진 구미국가산업2단지 ㈜엘지실트론 구미2공장에선 지난 2일 불산·질산·초산 혼합액 3~6ℓ가량이 유출됐으나, 회사 쪽이 사고를 즉각 당국에 알리지 않아 시민들의 불신을 키웠다. 지난해 9월27일에는 구미국가산업4단지 ㈜휴브글로벌 공장에서 불산 20t가량이 누출돼 5명이 숨지고 주민 1만2000여명이 병원 치료·검진을 받았다.
구미/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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