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007년 수임한 38건중
엘지그룹 사건이 36건 차지
부적절한 영향력 행사여부 논란
엘지그룹 사건이 36건 차지
부적절한 영향력 행사여부 논란
진영(63)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면서 변호사로 활동해 2억6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의원으로서 세비를 받으면서 거액의 사건 수임료까지 챙긴 것이다. 수임한 사건이 특정 대기업에 집중된 점도 논란거리다.
5일 민주통합당 인사청문회 준비팀의 말을 종합하면, 진 후보자는 17대 국회의원이던 2004년 5월부터 2007년 7월까지 진영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를 겸직했다. 진 후보자는 이 기간 동안 38건의 사건을 수임해 2억6491만원을 벌었다. 한 건당 평균 700만원 남짓 수임료를 받았다는 뜻이다.
국회의원이 변호사를 겸직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돼있다. 하지만 변호인 명단에 국회의원 이름을 올려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비난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18대 국회에는 변호사 겸직을 금하는 법안이 제출됐지만, 18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다. 지난해 1월 의원들의 겸직 논란이 다시 불거졌고, 지난 1월 겸직을 완전히 금지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 운영위원회에 계류중이다.
변호사직을 겸하는 동안 진 후보자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비서실장,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 저출산 및 고령화사회 대책특별위원회 위원,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 특별대책위원,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 민족 화해와 번영을 위한 남북평화통일 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지냈다. 진 후보자는 18·19대 국회의원 때는 변호사직을 쉬었다.
진 후보자가 국회의원 임기중 수임한 38건 가운데 엘지그룹 관련 사건이 36건을 차지했다. 진 후보자는 1987년 2월부터 1994년 6월까지 엘지그룹의 상임 법률고문을 지냈다. 94년 퇴사한 뒤 그해 7월 진영법률사무소를 개업했는데 개업 후 수임한 사건 269건을 따져봐도 77%인 208건을 엘지그룹 관계 회사로부터 수임했다. 엘지그룹과의 밀월 관계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진 후보자는 1997년 이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보좌역을 맡으며 실세 정치인이 됐다. 엘지그룹이 정치적 보험 차원에서 사건을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 엘지그룹에는 의약품, 화장품, 샴푸 등 생활용품 회사가 있다. 복지부 업무 소관이라 장관이 될 경우 이해관계 충돌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원철 박태우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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