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배(47)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소리
“흠집 많은 사람 임명 안돼”
“흠집 많은 사람 임명 안돼”
현직 부장판사가 33가지 의혹으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김병관(65)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임명을 강행하려는 박근혜 정부를 향해서도 “군대의 명예를 지키고 자발적 복종을 이끌어낼 생각이 부족한 것 같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최은배(47·사진·사법연수원 22기)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나라 주류 사회 구성원은 자신들의 강고한 기득권이 허물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나라의 기강까지 포기하려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명예와 사기로 굴러가는 군대의 수장에 흠집이 많이 난 사람을 임명하려 한다”고 김 후보자를 거론했다.
공군 법무관 출신인 최 부장판사는 “장관의 훈령과 지시는 그 자체가 법으로 기능했다… 이 조직(군대)의 수장만큼은 더욱 그 조직의 존경과 자발적 복종을 이끌어내기 위해 명예로운 사람이 임명돼야 하는데 이 정부는 그럴 생각이 부족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최 부장판사는 이어 “기강마저 흔들릴까 걱정이고 조직의 기강을 유지하기 위해 강압과 폭력이 명예와 사기를 대신할까 걱정”이라며 “부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최 부장판사는 2011년 11월엔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강행처리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고 적었다가 보수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대법원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최 부장판사를 회부했지만 징계를 내리진 않았다. 대신 윤리위는 “법관은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의견 표명을 함에 있어 자기절제와 균형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신중하게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11일 오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여야간 이견으로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김병관 후보자를 국방부 장관에 임명할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11일 오후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회에서 김병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것을 놓고 “북한이 연일 전쟁을 위협하고 있는 위기 상황인데, 안보 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국가안보실장과 국방장관이 공백이고, 국정원도 마비상태”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안보 위기를 명분으로 내세워, ‘비리 백화점’으로 지목된 김병관 후보자의 임명 강행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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