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에 시달렸다고 호소한 경북 경산의 고교생 최아무개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1시간쯤 전인 11일 오후 6시40분께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오는 모습이 아파트 폐회로텔레비전(CCTV) 화면에 잡혔다. 경산경찰서 제공
중학때 담임, 확인뒤 조처 안해
고교진학뒤 가해자와 같은반에
기숙사에서도 일삼아 폭력당해
“교실 등서 모욕·괴롭힘 봤다”
동급생들 증언·고백 잇따라
고교진학뒤 가해자와 같은반에
기숙사에서도 일삼아 폭력당해
“교실 등서 모욕·괴롭힘 봤다”
동급생들 증언·고백 잇따라
2년 동안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고교생 최아무개(15)군이 동급생한테 폭행당했던 사실을 경북 경산 ㅈ중학교 쪽이 알았지만 뚜렷한 조처를 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 가해 학생 2명은 중학교 쪽이 학교생활의 문제점을 발견해 특별상담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2011년 여름,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최군이 다리에 멍이 든 것을 보고 어머니 황아무개(54)씨가 담임 교사에게 알렸지만 이렇다 할 후속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14일 밝혔다. 담임 교사는 당시 최군이 동급생인 ㄱ군에게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신욱 경산경찰서 수사과장은 “어머니 황씨에게 연락을 받은 담임 교사가 ㄱ군이 때린 것을 확인했고, 이 사실을 황씨에게 통보한 뒤 마무리지었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입수한 경북도교육청의 경북도의회 보고 문서를 보면, ㅈ중학교는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2명의 학교생활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특별상담하고 기록을 남겼다. ㅈ중학교와 경북도교육청 쪽은 그동안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모두 아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만 해왔다. ㅈ중학교 쪽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숨진 최군이 지난 4일 경북지역 특성화고교에 진학한 뒤에도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진술이 나와 경찰이 사실 여부를 확인중이다. 최군의 동급생들은 ‘지난 6일이나 7일, 밤 9시께 고교 기숙사에서 ㄷ(15)군이 최군을 폭행한 장면을 목격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고교 기숙사 사감은 지난 8일 기숙사를 퇴소하는 최군과 상담했으나, 최군의 자살을 막지는 못했다.
경찰은 또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5명 모두 최군을 때리거나 돈을 빼앗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최군 유서에는 없는 가해 학생 1명과 피해 학생 7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이 최군과 함께 ㅈ중학교를 졸업해 같은 고교에 진학한 동급생 21명 가운데 16명을 조사한 결과,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ㄴ(15)군은 중학교 시절 이른바 ‘짱’으로 학생 7~8명을 데리고 다니며 학생들에게서 돈을 빼앗거나 폭력을 휘둘러왔다. ㄴ군은 2011년 7월께 교실에서 다른 학생들이 보는 가운데 최군에게 주요 신체부위를 꺼내도록 강요했으며,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나머지 4명도 2011년 3월~지난해 12월 학교 안에서 최군을 폭행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가운데 2명은 최군과 같은 특성화고교에 함께 진학해 같은 반에 배정됐다.
최군은 목숨을 끊은 11일엔 학교 앞까지 등교했다가 발길을 돌려 고교 2학년인 선배(16)와 집 근처 피시방과 공원을 배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ㅈ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 가운데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산/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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