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한 지 며칠 만에 목숨을 끊은 최아무개(15)군이 ㅈ중학교 2학년 때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결석했고 학교 쪽은 최군을 괴롭힌 가해 학생들을 특별상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ㅈ중학교 쪽은 최군이나 가해 학생들에게서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거짓 해명을 해왔다.
15일 <한겨레> 취재 결과, ㅈ중학교는 최군이 가해 학생으로 지목한 ㅂ(15·청도 ㅈ고1)군을 지난해 4월과 7월 학교폭력 문제로 위클래스(학교상담교실)에서 특별상담했다. 4월17일엔 ㅂ군이 학생들을 여러차례 괴롭혔다는 이유에서, 7월16일엔 다른 학생한테서 폭행당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학교 쪽은 특별상담 기록을 남겼지만 별다른 후속 조처는 하지 않았다.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ㄱ(15·대구 ㄱ고1)군도 지난해 6월19일 부모의 이혼 등으로 정서가 불안해 학교 쪽이 특별상담을 했다.
숨진 최군은 2학년이던 2011년 여름 ㄱ군에게 폭행당해 사흘 동안 무단결석했다. 당시 담임 교사는 최군에게 반성문을 받고서 ㄱ군한테서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두 학생 부모 쪽에 이를 알린 이후 다른 조처는 하지 않았다. 이 무렵 최군 다리에 멍이 든 것을 발견한 어머니 황아무개(54)씨가 담임 교사에게 알렸지만 이때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ㅈ중학교 쪽은 <한겨레>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경북도교육청은 ㅈ중학교의 학교폭력 대처 방식을 두고 감사를 벌일 방침이다.
임성무 천주교 대구정의평화위원회 교육분과장은 “교사는 학생의 이상징후를 발견하면 동료 교사와 외부 전문가 등과 함께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랬더라면 최군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기회라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경찰서는 15일 가해 학생 가운데 ㄱ군과 ㄴ(15·청도 ㅈ고1)군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일부 학생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경산/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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