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스타 선수 출신인 강동희(46) 전 원주동부 감독이 10여년 동안 ‘호형호제’해온 브로커의 제의로 돈을 받고 프로농구 경기의 승부를 조작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29일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경기도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 유혁)는 강 전 감독과 함께 승부조작 대가로 강 전 감독에게 돈을 준 혐의(상습도박 등)로 브로커 최아무개(37)씨와 전 프로야구 선수 조아무개(39)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브로커를 통해 강 전 감독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로 김아무개(32·수감중)씨를 추가 기소했다고 밝혔다.
강 전 감독은 2011년 2월26일과 3월 11·13·19일 등 4경기에 후보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는 방법으로 승부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경기당 700만~1500만원씩 모두 47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황인규 의정부지검 차장검사는 “강 전 감독이 4경기 중 1경기(2월26일)만 승부조작을 시인했다. 나머지 혐의는 부인하고 있으나 왜 돈을 받았는지는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돈을 댄 김씨는 강 전 감독과 친분이 있는 브로커 최씨를 통해 접근해 지속적으로 승부조작을 제의하고 돈을 전달하는 등 이번 프로농구 승부조작을 주도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씨는 2010년에도 프로축구 2경기의 승부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중이다.
브로커 최씨와 조씨는 강 전 감독에게 승부조작을 제의한 뒤 김씨의 돈을 전달하고 강 전 감독으로부터 출전 선수 명단을 미리 알아낸 뒤 원주 동부팀의 패전을 예상하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각각 60~100여차례 집중 베팅해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 불법 스포츠토토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7조6000억원으로, 합법적 스포츠토토 시장(1조8000억원)의 4배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 전 감독이 최씨와의 친분관계, 유동자금 부족, 정규리그 4위 확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강 전 감독이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을 지시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현역 감독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정부/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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