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커조직 6216명 추가 유출
일부 누리꾼들 ‘신상털기’도 계속
일부 누리꾼들 ‘신상털기’도 계속
북한의 대남 선전용 누리집 ‘우리민족끼리’ 회원 6216명의 명단이 추가로 공개됐다. 이 누리집을 해킹한 국제 해커조직 ‘어노니머스’가 지난 4일 9001명의 명단에 이어 추가 유출에 나선 것이다. 전직 대통령과 현직 경찰이 포함되는 등 명단의 신뢰도가 낮은데도 일부 누리꾼들의 ‘신상털기’는 계속됐다.
어노니머스는 6일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6216명의 명단이 실린 인터넷 주소를 트위터에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1차 공개 때처럼 누리집 가입자가 입력한 아이디, 성별, 이름, 전자우편 주소,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다. 6216명 중 500명가량이 다음·네이버 등 국내 포털의 전자우편으로 가입했다. 어노니머스는 “우리민족끼리 가입자들의 정보 공개는 끝났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명단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1차 명단에 포함된 김아무개(60)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등 정치인들의 전자우편 주소를 도용해 25개의 아이디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 등 남의 이름으로 가입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 중앙경찰학교에 재직중인 경찰 김아무개씨도 2차 명단에 이름과 전자우편 주소가 올랐다.
극우 성향의 누리꾼들은 ‘마녀사냥식 종북몰이’를 이어갔다. 누리집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들은 2차 명단에 포함된 이름과 전자우편 등을 활용해 알아낸 가족 사진과 직업, 온라인 활동 등을 퍼뜨렸다. 이들은 2차 명단에 ‘신 죄수번호’라는 말머리를 달았다. 1차 명단에 대한 ‘신상털기’도 계속됐다.
회원명단에 대한 내사에 들어간 경찰은 단순 가입만으로 법 위반을 판단할 수 없다는 태도다. 경찰 관계자는 “자료의 신빙성부터 확인해야 한다. 단순 가입 사실만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명단 공개와 ‘신상털기’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커진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 “(일베 회원 등의 신상털기는) 애국을 빙자한 집단광기”라고, 어노니머스에 대해선 “사적 정보를 공개한 범법자”라고 지적했다. 어노니머스는 트위터에서 “북한의 김정은 정권에 경고하기 위해 해킹한 것”이라며 ‘종북 색출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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